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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림도 가꾸기 나름
  • 작성일2006-04-11
  • 작성자정책홍보팀 / 관리자
  • 조회9715


[앵커]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흔히 자신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라고 합니다. 느리지만 알찬 수확을 가져다주는 게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창의적인 산림경영을 통해 당대부터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독림가가 있습니다.식목일을 앞두고 한 독림가의 산림경영현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리포트]
경북 경산 시가지에서 남쪽으로 50여 km 떨어진 후롱골 계곡.
산비탈 한쪽에 하얀 가죽 옷을 입은듯한 나무들이 빼곡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심은 지 20년 된 만여 그루의 자작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뻗어 있습니다.
높이가 20미터를 넘고 기둥의 지름도 30~40센티미터는 족히 될 듯합니다.
특히 여름에는 푸른 나뭇잎과 하얀 나무기둥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흰 색깔은 그대로 있고 나무 빛깔은 푸르고 그래서 자작 나무 숲에 들어가보면 쉽게 표현하면 색깔이 흰색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마음이 깨끗해지고 정신이 확 들어요, 다른 숲보다.”

[리포트]
자작나무 숲은 산 주인인 함번웅 씨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1980년대 중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규모로 자작나무를 심어 인공 조림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대한민국에서 인공조림 한 건 내가 1호지.인공조림 한 건, 뭐 다른 것도 첫 번 째가 많지만 자작나무는 정말로 처음이에요.”

[리포트]
올해 64살인 함번웅씨가 나무를 심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7년. 건설업을 하다 목재 값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오르자 직접 목재를 생산해 보자는 의도에서였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심고 키우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목재로 쓰겠다는 단순한 생각에 낙엽송과 잣나무를 심었지만 30년 이상을 기다려야 벌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심은 지 4년이 지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정부에서 시키니까 될 것이다 생각하고 초보자니까, 그렇게 심었지. (당시엔 실패였던 거네요?)그 당시에는 성공인지 실패인지 모르지. 지금 보니까 이 기능성 식물에 대해서 비교를 했을 때 판이하게 뒤떨어지지. 가치도 뒤떨어지고 소득도 없고.”

[리포트]
그래서 함씨가 눈을 돌린 게 이른바 산림복합경영입니다. 3년 안팎이면 수확을 할 수 있는 단기수와 5년, 10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중장기수를 골고루 심는 것입니다. 수종도 약리 성분이 있는 기능성 나무를 주로 골랐습니다.


산 곳곳에 있는 오가피나무 밭은 함씨의 경영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년 된 오가피나무는 3년 안팎만 키우면 나뭇가지나 열매를 판매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3년 됐어요, 그러니까 오가피로써는 그렇게 적은 쪽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부터 이것을 잘라 약재로 쓰거든요. 그 다음에 열매가 많이 열리는 데 열매도 수확해서 약재로도 쓰고 판매도 하고.”

[리포트]
특히 옛부터 한약재로 쓰였던 오가피나무는 최근 몇 년 새 불어 닥친 이른바 웰빙 바람에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함씨의 경영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이런 오가피나무가 함씨 산림장에 50만 주가 넘습니다. 함씨가 요즘 심는 나무는 주로 목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이나무입니다. 4년 전 씨앗을 받아 지금껏 키워 온 것입니다. 지금 팔아도 한 그루에 만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지만 함씨는 앞으로 4,5년 더 키울 생각입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이제 한 4~5년 더 키우면 나무가 8만원짜리 7만원짜리 되죠. (씨는 그냥 받아오신 거에요?) 예, 그냥 받아왔죠. (그럼 10년 만에?) 한 10만원짜리 만드는 거죠. 그래 땅이 보배라."

[리포트]
함씨가 이나무에서 최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4,5년씩이나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오가피나무에서 나오는 수익 덕분입니다. 즉 단기수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중장기수를 키우는 구조입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단기수는 심은 지 그다음해부터 소득을 볼 수 있잖아요. 잘라서도 팔고 순을 햇순을뜯어 가지고 팔고 그렇기 때문에 소득에 봐서는 단기수가 월등하게 그동안 장기수 클 동안에는 소득을 갖다 주거든요. 그러면 산림경영에 어떤 경영비로 쓰고 장기수가 돈일 될 때까지.”

[리포트]
함씨의 산림경영 방법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갔습니다. 장기수와 장기수 사이 빈공간에 중단기수나 약용식물을 키워 땅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했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17년 전에 이 느티나무는 묘목이 1미터도 안 됐어요. 그러면 이 느티의 실제 거리는 적어도 5미터 이상. 그럼 여기 같으면 7미터에 심었다고. 7미터에 심은 그 공간을 놀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가. 그렇죠. 그러면 저 느티와 이 느티 사이에 산사 두 포기를 심고 또 그 사이에 단기수인 두릅을 심어 가지고 소득을 올리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소위 이제 산림복합경영제도다라고 얘기합니다.”

[리포트]
이런 혼식 즉 나무를 섞어 키우는 방법은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인터뷰>성주한(국립 산림과학원 산림생태과 임업연구관) : “큰 키 나무가 있고 중간에 유실수와 같은 작은 키나무를 심을 수 있고요, 하층에 식약용 작물을 심음으로써 다양한 층위 구조를 이룰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먹이자원이 있음으로 곤충이라든가 새, 이런 것들이 풍부해 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리포트]
하지만 함씨는 반드시 경제적인 가치만 따져 나무를 심은 건 아닙니다. 멸종 위기에 있는 전통 나무를 되살리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간에 좋은 헛개나무, 뼈에 좋은 딱총나무, 면역력을 높여주는 개오동나무는 함씨가 발굴해 번식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나무입니다. 특히 딱총나무는 3년을 찾아 다니다 가야산에서 겨우 찾았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가야산에서 찾았어. 가야산. (산에 가서 몇 박 몇 일 있었어요?)아이, 여러 수십 번 가야지. 하루 만에 그거 못 찾아. 그래서 자생지라던가 식물 성분 이런 걸 대충 어느 곳 정도에 자라겠다 싶은 곳을 여러 번 가잖아. 가 가지고 대번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이거는 엄청, 3년 걸렸어.”

[리포트]
29년 전 잡목만 자라던 산에 지금은 200가지가 넘는 임산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한 평에 100원씩, 모두 3천만 원을 주고 사들인 산 30만 평의 산은 어느덧 수백억대의 가치가 있는 산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소문이 퍼지면서 함씨의 산림경영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어서오이소, 반갑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잘 돼가지요.”

[리포트]
경북 포항에 사는 김현식씨와 신상복씨 일행도 주말을 이용해 함씨를 찾아왔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은 퇴직 이후를 미리 준비한다는 생각에서 함께 돈을 모아 지난해 산을 샀습니다.

<인터뷰>김현식(경북 포항시) : “산을 구입을 했는데 산에 나무를 심어서 저희들이 소출을 보기로는 한 10년 정도 계산하고 있습니다. 10년 이후에 퇴직이나 이렇게 되면 귀농 어차피 해야 된다고 보면 그 때 소출을 본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이들은 산림 경영에 대해서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함씨가 일궈놓은 산을 보면서 힘을 얻습니다.


<인터뷰>신상복(경북 포항시) : “부럽습니다. 우리도 언제 이 정도까지 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고 언제가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좋습니다.”

[리포트]
함씨의 하루는 아침부터 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쁩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산림장을 찾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담만은 꼭 들려줍니다. 산에 투자하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습니다. 방문객들도 함씨의 말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입니다.

<인터뷰>황옥남(대구 광역시) : “산에다가 투자를 하라 이런 이야길 하시더라구요. 저분이요. 그러면서 무작정 땅을 사고 산을 사다가 그냥 묻어두지 말고 그 산을 이용을 잘해라. 들어보니까 타당성이 있는 말 같기도 하고요.”

[리포트]
반평생을 산과 함께 한 함번웅씨. 함씨는 산과 나무를 이해하면 느려도 알찬 수확을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과 나무는 이 믿음에 정직하게 화답하고 있습니다.

<인터뷰>함번웅(동아임장 대표) : “자연은 엄청나게 우리 인간에게 이익을 주는 거에요. 그러면 이런 나무들을 심어 가지고 이 넓은데 나는 비료도 줄 수 없어요. 넓어서 약도 못 친다는 얘기야. 그러면 자기네들이 알아서 성장을 한다는 얘기야. 그러면 그 성장한 게 우리 인간에게 바로 엄청난 부를 갖다 주는 거야.”

[리포트]
우리나라 산림의 70%는 사유림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관리되는 산은 많지 않습니다. 산은 돈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깬 함씨의 산림경영은 산을 방치하고 있는 산주들이 한번쯤 곱씹어 볼 만한 성공 사례입니다.




방송매체 : KBS1 TV 취재파일 4321
방송일시 : 2006. 4. 2
영상시간 :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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