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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나무재선충 방제로 숲 보호 및 수출경쟁력 제고(8.14, 환경일보)
  • 작성일2006-09-01
  • 작성자 / 김**
  • 조회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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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 방제로 숲 보호 및 수출경쟁력 제고


권은오 국립수목원장


lsquo;남산 위의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rsquo;
애국가의 한 구절이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나라나무(國木)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우리들에게 가장 친근하고 정서적으로 연결된 나무다. 사군자인 매화middot;난초middot;국화middot;대나무와 함께 우리 문학에서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민족나무(民族樹)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나무를 일러 백목지장(百木之將)이요, 만수지왕(万樹之王)이요, 노군자(老君子)라고도 전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철갑을 두른 듯 울창하고 무성하게 자라던 남산 위의 소나무가 이제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나무도 생명체이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병들기도 하고 해충에 물리면 아파하기도 한다. 하찮은 병이라도 잘 돌보지 않으면 중병이 돼서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되고 심하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그런데 남산은 수도 서울에 위치하고 있어 다른 곳보다 더 나쁜 생활조건이 됐다. 수도 서울이 개발되고 사람, 주택, 자동차, 공장이 증가하고 부수적으로 동반된 도시소음, 대기오염, 환경파괴 등 인위적 요소는 소나무가 사라지는 데 일조(?)하게 됐다.

문제는 남산 위의 소나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 곳곳에서 소나무가 아파하면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나무를 아프게 하는 것 중 중요한 요인은 솔잎혹파리와 소나무재선충이다. 소나무재선충병은 lsquo;소나무의 에이즈rsquo;라고도 불리는데 소나무에게 가장 위험한 병이다. 일본 산림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숲인 독일의 흑림, 즉 슈바르츠 발트 정도는 아니지만 잘 가꾸고 보호해 유명했지만 소나무재선충이 발생해 많은 피해를 입었다. 도쿄 남쪽 지방에서는 소나무 보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미국middot;대만middot;멕시코middot;포르투갈 등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대만에서는 유구송이 거의 전멸했다.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를 하려면 먼저 병의 원인을 잘 찾아내야 한다. lsquo;용한 의사rsquo;란 병을 잘 치료하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lsquo;병의 원인을 잘 찾아내는 의사rsquo;이기도 하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에이즈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피해 확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제 원인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재선충은 이동에 한계가 있어 스스로 나무와 나무 사이를 이동할 수 없으며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몸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솔수염하늘소는 먹이가 풍부할 때는 이동거리가 100m 이내로 짧지만 먹이가 없을 때는 약 4km까지 장거리 이동도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을 토대로 시기별middot;장소별로 적절한 방제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고사한 나무는 베어서 훈증하거나 톱밥으로 파쇄 또는 소각을 한다. 예방책으로는 감염 우려가 있는 건전 나무에는 미리 살선충제를 줄기에 주사하는 것과 솔수염하늘소의 성충 발생시기에는 살충제를 항공 살포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감염목을 무단 방출해 건축자재, 생선상자, 팔레트, 취사연료 등으로 불법 이용하는 과정에서 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 대한 국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소나무재선충은 반드시 방제돼야 한다.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포장에는 대부분 목재포장재(팔레트)가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나무재선충 발생 국가이기 때문에 소나무재선충 비 발생국가로 상품을 수출할 때는 국제식물보호협약(IPPC)에 의거해 팔레트 소독이 필수이며, 공인된 소독 방법으로는 훈증 또는 열처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사용되는 목재 팔레트 개수는 540여만 개이며, 이 중 90% 정도가 소독이 필요한 소나무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열처리를 하고 있다. 식물검역소에 등록된 300여 개 열처리 업체에서 열처리를 하고 있는데 팔레트 1개당 580원의 열처리 비용, 그리고 열처리를 위한 팔레트 수송까지 고려해보면 나라 전체로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자연의 순리를 보더라도 소나무는 사라지는 추세다. 숲에서는 각종 나무들이 서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생태계의 생존경쟁에서 소나무는 낙엽활엽수인 상수리나무middot;굴참나무에 점차 자리를 잃고 있다. 숲의 생존경쟁에서 밀리는 것도 슬픈 일인데 솔잎혹파리, 소나무재선충병 등의 병으로 또한 피해를 입어 사라지고 있으니 정말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소나무가 없는 겨울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있을까. 소나무가 없는 자연은 전통성이 없는 문화와 같을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의 숲, 우리의 소나무가 병에 걸리지 않고 잘 자라도록 가꾸고 보호한다면 애국가 속의 소나무는 사라지지 않고 바람서리에 변함없이 영원히 고고한 푸른 기개를 우리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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