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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 산은 맛있다
  • 입상자명 : 김미숙
  • 입상회차 : 10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기다리는 산

먼 길을 돌아온 자식을 위해

어머니가 차려 놓은 밥상처럼

맛있는 성찬을 차려놓았다

오늘의 메뉴는 아름드리 굴참나무정식

밑동부터 우듬지까지 천천히

꼭꼭 씹어 음미한다

햇빛 소스가 뿌려진 이파리 샐러드는

아삭아삭 싱그러운 맛이다

후식으로 나온 꽃들

금낭화, 초롱꽃, 개별꽃, 바람꽃

향기롭고 달보드레한 맛이 난다

새소리, 물소리 연주까지 곁들여진

눈과 코와 귀로 먹는 즐거운 만찬

다음엔 자작나무를 먹어볼까

아니, 매콤한 생강나무와 입안이 환한 산초나무도 괜찮을 거야

올 때마다 상차림이 달라지는 걸

눈 밝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산딸기, 머루, 다래, 으름

가끔씩 별미도 곁들여 주는

오감을 열어 놓아야 맛볼 수 있는 산,

신이 차려놓은 밥상이다

그 밥상 한상 받고 나면

한 그루 나무가 되고 풀꽃이 되어

누구나 푸른 실눈 뜨게 되는,

난, 산을 오를 때마다 온몸에 침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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