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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축령산의 추억
  • 입상자명 : 강 연 실 서울 창동초교 5-6
  • 입상회차 : 4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무더운 여름 햇살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계곡으로 갑니다. 계곡물에 과일을 씻어 먹기도 하고 물장구도 칩니다. 계곡물을 따라 올라가 보았습니다. 산 위쪽에 있는 공장의 뒤편에서 시커먼 폐수가 거품을 내뿜으며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폐수들은 그대로 물과 합류….”

나는 시커먼 물에서부터 시선을 떼었다. 폐수만 없었더라면 투명하고 깨끗한 물이 될 텐데 말이다. 나는 눈을 감고 마음까지 깨끗해지는 축령산의 계곡물을 떠올려 보았다. 아름다워서 그 자리에서 그대로 떼어내 내가 가지고 싶었던 맑디맑은 순수한 물을. 그냥 손으로 떠 마셔도 될 것 같은 축령산 물을 떠올렸다. 10년 만의 더위 속에서 덜덜 떨며 잔 그 3일도 같이 생각했다. 살아 있는 장난감이었던 가재도 떠올랐다. 10년 만에 오는 더위, 우리 가족은 2박 3일 동안 피서를 다녀오기로 했다. 이것저것 챙길 것이 많아 아침시간을 거의 보냈다. 옷과 책 1권, 간식, 손전등, 휴지를 챙긴 나는 몸이 땅으로부터 5cm 정도 붕붕 떠오르는 것 같았다. 정말 신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야영지에 도착했다. 드디어 야영지에 짐을 풀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하늘 끝에 걸렸다.

나는 짐을 옮기고 나서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 순간,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키가 적어도 10m는 되어 보이는 잣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국립수목원에 현장학습을 가서 배운 것이 생각났다. 잎이 한 집에 5개 있고 키가 큰 나무는 잣나무인데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오기 때문에 모기가 없고 그 냄새가 사람의 몸에는 좋다. 그래서 일석이조이다.

“어? 개구리다!”

나는 개구리를 겨우 비닐로 싸 담아 잡았다. 하지만 개구리는 별로 재미있지 않아서 그냥 놓아 주었다. 물 속에 발을 담그니 너무 차가워서 발가락 끝부터 서서히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때, 난 무엇인가를 발견했다.

“엥? 이건… 옆새우다!”

나는 옆새우를 순식간에 7마리나 잡았다. 나는 이런 것 잡는 데는 기가 막힌 사냥꾼이다. 그런데 바위 밑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3cm 정도였다. 나는 거의 내 가방만한 크기의 돌을 번쩍 들어올렸다. 가재였다. 나는 잽싸게 가재를 잡았다. 그날 나는 3cm짜리 가재 7마리와 7cm짜리 가재 1마리, 4cm짜리 가재 2마리로 총 10마리의 가재를 잡고 7마리의 옆새우를 잡았다. 동생의 실력은 형편없었다. 동생은 옆새우 3마리밖에 잡지 못했다. 동생이 떼를 써서 외집게발 가재 1마리와 멀쩡한 4cm짜리 2마리를 주었는데 외집게발 가재는 놓아 주었다. 그 가재가 나와 동생의 손가락을 집게발로 자꾸 꼬집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사이에 탈출을 한 가재도 있었다. 7cm짜리 큰 가재가 도망을 간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 지 5분도 안돼서 다시 잡았다.

“어? 이게 무슨 냄새지?”

“와! 언니, 고기 구웠나봐!”

과연 산 속에서 경치를 둘러보며 고기를 먹으니 꿀맛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양이었음에도 금방 바닥났다. 엄마는 설거지하시고 아빠는 텐트를 치기 위해 가셨다. 엄마가 도와 달라고 하셔서 나와 동생은 엄마를 따라갔다. 나는 도중에 다른 길로 돌아가는 척하면서 옆새우를 3마리 더 잡았다. 가재는 훨씬 많이 있는 것 같았는데 금방 어두워져서 한번 텐트에 들어가 보았다. 와우! 역시 모기 걱정은 없었다.

밤이 되어서 우리 가족은 모두 텐트에서 잠을 잤다. 하지만 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가재 때문이다. 나는 엄마랑 가재들을 손전등으로 잠깐 비추어 보다가 결국 놓아주고는 편안하게 잠들었다.

오는 동안 나는 정말 아쉬웠다. 생각지 못한 사실 때문이다. 가재는 1급수에서만 사는데 그때는 잊고 있었다. 최대한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할 걸 그랬다. 게다가 난 잣나무숲이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키가 큰 잣나무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넉넉해진다. 내년 여름에도 축령산에 가고 싶다. 축령산의 추억을 찾아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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