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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점봉산 곰배령
  • 입상자명 : 김 다 진 서울 신현초교 5-3
  • 입상회차 : 4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지난 8월 12일 엄마와 엄마 학교 선생님들 세 분과 함께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점봉산 곰배령에 올랐다. 처음 출발할 때는 무지무지 들떠 있었는데, 막상 산길로 들어서니 시간이 갈수록 힘들어졌다. 곰배령 가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않은데다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갈 수 있어 처음엔 상쾌하였다. 등산이라기보다는 긴 산책로를 걷는 기분이었다. 계곡 시냇물 두세 개를 건너고 애벌레를 만나고 고사리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도 숲은 끝이 없었다. 출발할 땐 일등이었던 내가 엄마의 손에 매달려서 가기도 했다.

산에는 파리가 참 많았는데, 엄마 말씀으로는 도시의 똥파리가 아니라 사람의 땀을 좋아하는 산에 사는 파리라고 하셨다. 나는 축축한 숲의 공기 때문에 덥고 힘든데다 팔다리에 들러붙는 파리 때문에 짜증을 내며 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일이지만 그때는 가도가도 끝이 없는 숲길을 두 시간 이상 걷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서울 수락산보다 몇 배나 힘들었다.

하지만 겨우겨우 곰배령 정상에 오르자 내가 어릴 적부터 수십 번 보았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노래 부르던 언덕에 온 것 같았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야생화 꽃밭…. 생물선생님이신 엄마가 몇 개 꽃 이름을 가르쳐 주셨는데, 둥근 이질풀, 주홍색의 동자꽃, 노란 마타리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곰배령엔 참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있었다. 무리지어 피어 있던 물봉선, 가느다란 대나무 같기도 하고 초록색 빨대 같게도 생긴 속새도 많았다. 숲속 그늘진 곳엔 고사리가 엄청 많았는데 선생님들은 마치 쥐라기 공원에 온 것 같다고 하셨다. 엄마가 고사리 잎의 뒷면을 보라고 하셨는데 동글동글한 포자 주머니가 빽빽하게 붙어 징그러웠다.

곰배령에서 내려오는 길, 나보다 뒤처져서 오시던 엄마와 한 선생님은 산 위쪽에서 쿵쾅거리며 내려오던 멧돼지를 만나 기겁을 하고 뛰어오셨다. 난 직접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쩝~)

설피산장에 내려와 저녁을 먹고 한밤중에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별이 머리 위로 쏟아졌다. 평소에 눈이 나빠 보지 못했던 북극성도 보고 은하수도 잘 보였다. 게다가 몇분 간격으로 계속 별똥별이 떨어져서 모두들 함성을 질렀다. 너무 멋진 밤이었다. 겨울에 다시 한번 오고 싶다. 아름다운 곰배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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