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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어느 나무에게 보내는 편지
  • 입상자명 : 최수지
  • 입상회차 : 3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나의 다정한 친구 나무야, 안녕.
지금도 여전히 한 자리만을 지키고 서서 사람들의 뒷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보며 하루를 보내는 너를 볼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듬직해져.
너는 내가 공부를 하고 있을 때는 무엇을 하는지 정말 궁금해. 아마 노래를 부르거나 바람과 춤을 추겠지?
싱그러운 햇빛이 비출 때 네 초록빛 머리가 바람과 함께 춤을 추면 내게는 무슨 소리로 들리는지 모르지?
아름다운 숲의 고요한 콧노래가 풀벌레 소리와 섞여서 만들어진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려와.
"나무들은 그냥 말없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지. 나무들은 인간에게 꼭 필요한 존재란다."
어른들은 모르나봐. 마음을 열면 얼마든지 너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봐, 이렇게 편지도 주고 받는 걸?
너의 옆에서 귀를 살짝 기울여보면 나긋나긋한 네 목소리가 들려오곤 해.
너의 옆에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정말 즐겁단다. 내가 심심할까봐 네 속에 있는 마음의 피리를 불어 나에게 아름다운 멜로디를 들려주고, 나뭇가지에 매달린 나뭇잎 하나를 내 머리 위로 살작 떨어뜨려주곤 하니까 말이야.
나무는 숲의 정기를 뿜어낸다고 하더니, 정말 사실인 것 같아. 너와 함께 있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나도 모르게 즐거워지는 기분을 느끼거든. 너의 그 피리소리도, 맑은 공기도, 모두 즐거운 이야깃거리가 되지
친구야, 오늘은 내가 산에 다녀왔는데, 그 산에서 나무 한 그루와 이야기를 나누었어. 그 나무는 내게 이렇게 말하더라.
"사람들은 우리 곁에 있을 때는 우리를 사랑해주지만 갈 때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버리지.
사람들은 매정한 것 같아."
너희들은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사람들은 비록 너의 곁을 잠시 떠나긴 하지만 항상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
우리 사람들은 너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이제는 너를 떠나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쓸쓸해 하지 않아도 돼.
'저 사람들은 우리를 떠난 뒤에도 분명히 사랑해 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싱긋 웃어봐.
어쩌면 바삐 돌아서던 사람들이 한번쯤 뒤돌아봐 줄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나무야, 사람들은 너를 만날 때마다 정말 기쁘단다. 너를 만나면 어느새 모든 사람들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지.
사람들은 너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물론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무를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니까 저절로 웃음을 짓게 되는지도 몰라.
사람들은 숲이 주는 자연 향을 좋아한단다. 너의 향기는 늘 변함이 없는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 현실에 지치면 찌든 냄새가 난단다.
그런데 나무야, 궁금한 점이 있어. 왜 사람들은 힘이 들 때는 꼭 너를 찾아갈까? 아쉬울 때나 괴로울 때 사람들이 숲에 가서 하소연을 하는 모습을 너는 어떻게 품어주는지 궁금해. 아마도 너의 품은 하늘만큼 넓은가봐.
나무야, 너를 닮으려면 어덯게 해야 할가? 나무를 닮은 사람이 되고 싶어.
어느 작가가 그랬단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대. 잘생기고 우람한 나무는 사람들이 다 잘라가기 때문이래. 숲을 지키는 너는 자랑스러운 나무야. 너희들은 참 행복한 거야. 우리들에게 숲의 아름다음을 전해주고, 산도 지키고 있으니 얼마나 대견한 일이니?
나무야,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산을 잘 지켜줘.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소중함도 일깨워주기 바래.
이 편지는 비행기 모양으로 접어서 바람의 등 위에 태울게. 바람은 분명히 내 편지를 네게 잘 전달해줄 거야.
나무야, 다음에 기회가 또 된다면 꼭 너를 만나러 숲으로 찾아 갈게. 그럼 이제 안녕.
2003년 9월 2일 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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