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 프린트하기
은상 하늘이 내려 준 가장 큰 선물
  • 입상자명 : 신제헌
  • 입상회차 : 2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2001년 1월, 마음도 흥겹게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비하구나”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는 우리 민족의 땅이면서도 한반도 호랑이의 허리와 우리 마음 모두를 질끈 동여매고 있는 38선 때문에, 함부로 발을 내딛을 수 없는 금강산에 다녀왔다. 금강산에 가기 꽤 전부터 내 마음은 금강산의 경치를 홀로 마음에 그려 보기도 하였다가, 또 지워 보기도 하였다가 예쁜 색깔을 입혀 보면서 매우 설랬다. 나는 겨울에 다녀왔으니, 내가 본 산은 금강산보다는 개골산이라 지칭하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내 친구들 중에는 금강산은 아는데 개골산이 무엇인지 모르는 친구들이 꽤 많았다. 금강산은 4계절마다 4색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부르는 이름 또한 각 계절마다 그 매력을 가지고 각각 다르다. 봄에는 금강산(金剛山)이라 불리우고, 여름에는 봉래산(蓬萊山), 가을에는 풍악산(楓嶽山), 겨울에는 개골산(皆骨山)이라 불리우는데, 거의 계절에 상관없이 금강산이라 지칭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한다. 기차를 타고 대관령을 넘어 동해에 도착했다. 동해 앞바다에서 봉래호를 타고, 북한 땅을 향해 가는 12시간여 동안, 너무 큰 설레임에 울컥해서 머리가 어질거리기도 했지만 처음 밟는 북한 땅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꿀꺽 삼켜 버리며 다시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침에 배 안에서 일어나 창문을 통해서 밖의 경치를 바라보는데,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그 낯선 군복. 드디어 북한에 도착해 있었다. 첫날부터 금강산에 방문하게 되는데, 올라가기 전에 교육을 받는다. 그 교육은 유치원생들이 받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다. “쓰레기는 절대 버리지 마실 것, 주변에 낙서를 하지 마실 것, 화초를 훼손하지 마실 것” 나는 설마 이 북녘 땅에 와서까지 그런 창피한 일을 할 사람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드디어 가이드 분과 함께, 등산을 시작했다.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금강산의 빼어난 절경이 나의 땀을 모두 다 식혀 주었다. 겨울이어서 하얀 눈이 약간 덮여 있어 경치를 더해 더욱 빼어난 절경에는, 재밌는 옛이야기도 담겨져 있었다. 닭알 바위란 바위가 있는데, 북한에서는 계란을 닭알이라고 한다고 한다. 닭알을 훔쳐먹으려고 큰 구렁이가 기어오르는 것을 힘센 장수가 보고 너무 징그러운 나머지 한칼에 베어 버렸다는 전설이 있는 바위였다. 옥류동 계곡을 앞두고 경사가 급해서 숨이 깔딱깔딱 넘어간다는 웃긴 이름의 깔딱깔딱 고개를 넘어갈 때는 정말 힘이 들었다. 숨이 넘어갈 뻔했다. 선녀가 떨구고 간 옥구슬에서 갈라져 나온 옥빛의 맑고 푸른 계곡물이 한데 어울린 옥류동 계곡은 보기만 해도 나의 마음을 시원하고 짜릿짜릿하게 해주었다. 어떤 폭포는 그 얼어 버린 물 위를 봉황이 금방이라도 날아와 우리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출 것 같았다. 추운 바람에 깜짝 놀라 세차게 떨어지다 얼어붙은 계곡과 폭포의 물줄기는 갑자기 일어난 6·25에 깜짝 놀란 우리 민족의 모습을 보여 주는 듯했다. 다른 이름을 가지고, 다른 모양을 가진 바위 하나하나가 자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함께 모여 만든 그 멋진 경치는 아직도 내 기억에 생생하다. 그 바위의 모습은 서로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함께할 때, 더 멋진 우리 남북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빼어난 장관을 보면서도, 한쪽 가슴이 시려 왔다. 아홉 마리 용이 산다는 전설의 구룡폭포에는 물이 많을 때는 120m까지 떨어진다고 해서 수영을 못 하는 친구들은 지레 겁을 먹기도 했다. 오른쪽에 쓰인 미륵불(彌勒佛)이라는 글은 1919년 해강 김규진이 쓴 글로 불(佛)자의 마지막 획이 13m로 구룡연 깊이와 똑같다고 해서 매우 놀라웠다. 그 엄청난 폭포도 얼어붙은 겨울바람의 위대함에 온몸이 싸늘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장관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구룡폭포에 있는 한 정자에는 남한 사람이 쓴 걸로 역력히 추정되는 ○○♡△△, □□ 왔다 감이라고 써 있기도 했고, 하산하는 도중에는 사람들이 먹고 버린 남한 상표를 가진 음식물 쓰레기들이 보였다. 캔, 과자봉지, 물병. 그 장면은 하산하는 모든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나는 쓰레기를 주우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지나가시는 분들이 칭찬해 주시자 기분이 좋아졌고, 쓰레기를 버리려고 했던 사람들도 쉬이 버리지 못하였다. 금강산의 경치는 그야말로 탄식이 절로 나오게 했고, 지나가던 봉황이 들러 물을 마시고 가게 하고 그 깨끗한 물은 선녀들의 마음을 뺏어 선녀들이 자신들의 몸을 담구게 이끄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무엇으로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이었다. 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멋을 볼 줄만 알고, 지킬 줄을 모르는 사람들은 문화 후진국 사람들이다. 세계 속에서 문화 후진국 사람들이라고 손가락질받을 수 없다. 케냐의 속담인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땅, 이 자연, 이 지구는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잠시 빌려 쓰고 있는 이 땅을 소중히 쓰고 다시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산림을 완벽히 복구한 드문 나라 중 하나인 만큼 이 아름다운 산림을 지키고 가꾸는 데 조금만 노력한다면 역시 세계 속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한국이 세계 최고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을 것이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