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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사람들(2부 새 인생을 얻다)
  • 작성일2014-08-18
  • 작성자산림휴양치유과 / 이충언
  • 조회5705

숲으로 간 사람들(2부 새 인생을 얻다)
(자막)강원도 정선군
(내레이션)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린 늘 궁금합니다. 지난겨울 강원도에 폭설이 내렸던 날 눈길을 뚫고 한참동안 산을 올랐습니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부부는 며칠째 앞마당에 쌓인 눈을 치우느라 바빴다고 하는데요.

이태인 : 치워놓으면 또 와서 쌓이고, 요거 치우는데도 4일이 걸렸어 계속하는 거야 계속

(내레이션) 처마에 달린 고드름하나 뚝 따서 갈증을 푸는 오후 오염되지 않은 맑고 깊은 산속에 부부의 삶이 오롯이 들어앉아있었습니다. 한참 눈을 치우던 부부가 갑자기 눈사람을 만들기 시작하는데요.

백인하 : 하나는 나무꾼, 하나는 우렁각시

(내레이션) 남편은 나무꾼 아내는 우렁각시 눈사람 커플을 만들어놓고 부부가 신이 났습니다. 눈이 선물해준 겨울날의 추억 한 장. 새하얀 눈이 온산을 뒤덮기 몇 달 전 부부를 처음 만났습니다. 흙과 나무로 단정하게 지어올린 집. 10년째 살고 있는 부부의 보금자리입니다. 집안의 가구들은 모두 손수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요. 함께 정성들여 완성한 살림들이죠.

이태인 : 이 안에서 불이 이렇게 잘 타고 24시간 풀가동합니다. 이게. 그런데도 나무는 많이 안 들어가고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알아봐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내레이션) 부부의 침실인데요. 간소한 살림살이로만 채운 방은 군더더기 없는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듯합니다. 무엇이 부부를 오지의 깊은 산으로 이끌었을까요?

이태인 : 왜 그런 경쟁 속에서 살아야하는지 무언가를 꼭 그렇게 축적하고 많이 소유하고 끊임없이 소비해가면서 그런 삶을 살아야 하는가 하는 거에 대한 염증이에요. 그게 내 개인적인 성향으로는 그런 게 맞지를 않아.

(내레이션) 그래서 두 도시남녀는 과감히 서울을 떠났습니다.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종종 나눴던 두 사람은 삶의 나침반을 고쳐 잡고 산속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합겁니다.

이태인 : 오히려 지나고 나서 힘들었던 것 같다고 그렇게 얘기해요.
백인하 : 지을 때는 진짜 힘든 줄 몰랐어요. 너무너무 행복했죠.
제작진 : 왜 행복하셨어요?
백인하 : 이거 하나 이렇게 창문 하나 만들어놓고서 둘이 멀찍이 앉아서 감상하고 참 딱이야. 정말 좋아.

(내레이션) 그렇게 나무에 둘러싸여 시작한 산속생활. 그거 땔감을 마련해두는것만으로도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죠. 도시의 편리한 삶이 오히려 이젠 부부에게 거추장스럽습니다. 익숙한 편리함을 버리는 대신 몸은 더 바빠져야 했습니다. 기꺼이 선택한 불편함이죠.

백인하 : 온도가 내려가면 얼어가지고 한 3년은 물을 떠다 먹었어요. 그럼 이제 계곡 가서 빨래해야해

(내레이션) 손빨래를 마치자마자 더덕을 튀기고,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입니다.

이태인 : 오늘은 식단이 색깔이 아름다운데?
백인하 : 더덕이 좀 있길래
이태인 : 고구마 색깔이 참 예쁘다.

(내레이션) 하루 세 번 마주앉는 밥상에서도 부부는 맛있는 행복을 발견합니다.

이태인 : 그런데 우리 이렇게 좋은 것만 먹어서 언제죽냐?

(내레이션) 도시에서 살 땐 대화조차도 나눌 마음의 여유가 없었죠. 왜 그렇게 쫓기듯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백인하 : 처음에는 그냥 뭣도 모르고 왔죠. 뭣도 모르고 쫓아왔다가 살아보니까 좋더라고요. 내가 상당히 도시적인 여자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와보니까 아니더라고요. 숲 생활이 더 잘어울리는것같아. 더 좋아요. 도시에 있을 때보다 자유롭고 어디에 메이지 않고.

(내레이션) 서울에서 건축 일을 했던 이태인씨는 이제 나무를 채취해 생계를 꾸려간다고합니다. 수입은 1년에 400만원이 전부라고 합니다. 오늘은 겨우살이를 채취하러 산을 올랐는데요. 능숙하게 나무를 타고 올라가 성인질환에 좋다는 겨우살이를 잘라냅니다.

이태인 : 이거는 아주 실하게 좋네. 건강식으로 차 끓여서 겨울에 그렇게 마시려고, 먹으려고 딴 거죠. 한 번에 많이 따서 욕심내서 가져가는 게 아니고 먹을 만큼만 가져가고 또 남겨뒀다가 또 번식하고 그러면 그때 와서 조금 가져가고

(내레이션) 도시에선 늘 부족하고 채우려고만 했었는데 더 가지려고 하지 않아도 채워지는 풍요. 여유로움을 알게됐다고합니다.

이태인 : 야호!
백인하 : 야호! 어서와
이태인 : 갔다 왔지
백인하 : 멧돼지 봤어?
이태인 : 멧돼지 못 봤어
백인하 : 노루는?
이태인 : 노루도 못 보고
백인하 : 아이고 오늘은 친구들을 못 만났구먼.

(내레이션) 날이 어두워지면 촛불로 밤을 밝히고 서로 마주앉아 책을 읽고 시를 씁니다.

백인하 : 한 번 읽어줘 봐
이태인 : 젊은 꿈은 밖에 있고 노년의 꿈은 안에 있나니 세월의 흔적 쌓이고 쌓여 빛이 되었네. 세월의 광휘는 아름다워라 황혼의 즐거움이 넘치는 구나

(내레이션) 이른 새벽 이태인씨가 집안의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중입니다.

백인하 : 잘 잤어요?
이태인 : 응, 잘 잤어?
백인하 : 응, 올해 들어 제일 추운가 봐 부엌 창문이 꽝 얼어버렸어 당신도 잘 잤어?
이태인 : 그래

(내레이션) 산에 들어와 더없이 좋은 친구가되어준 남편 아침마다 아내를 위해 원두를 볶아서 커피를 내려줍니다.

이태인 :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린애들 소꿉장난 같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백인하 : 작은 것 하나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고 행복하고

(내레이션) 한잔의 커피와 소소히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행복한 아침, 도시에선 소홀했던 소중한 시간이죠.

백인하 : 자연에 내려와서 이제 내가 보이기 시작한 거야.
이태인 : 그때 당신이 달력에 동그라미 쳐놓은 거 보고 내가 반성을 많이 했어.
백인하 : 무슨 동그라미?
이태인 : 달력에다가 나 술 먹고 새벽같이 들어온 거 이렇게 맨날 동그라미 해놨잖아.
백인하 : 그랬어요?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이태인 : 그걸 보고서 내가 아 이걸 동그라미 하나씩 할 때 어떤 마음으로 여기다가 동그라미를 쳤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사실은
백인하 : 그랬구나. 당신이 무뚝뚝했어.
이태인 : 난 늘 무뚝뚝하잖아 지금도
백인하 : 좀 까칠했어. 아니 지금은
이태인 : 많이 좋아졌어?
백인하 : 많이 부드러워졌지 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이태인 : 이제 연애할 자격이 생긴 것 같아 내가
백인하 : 아니 이제 좀 철이 들어가는 거 같아 당신
이태인 : 맞아

(내레이션) 부부는 인생에서 가장 꽃피어 있는 시간을 신나게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왜 쫓기듯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야하는지 더 이상 묻지 않게 되면서 되찾은 평범한 일상이죠. 고단한 현실을 살다보면 한번쯤 다른 삶을 꿈꿔보게 되죠.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할까 그 해답을 숲에서 찾은 사람들 그들이 발견한 행복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자막) 경상남도 하동군
(내레이션) 산에 소속되는 일에 자신의 진짜 인생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한 남자가 있습니다. 대문부터 예사롭지 않은데요? 숲속에 제법 잘 지어놓은 누군가의 저택 주인장은 바로 망원경 들고 탐색중인 이분입니다.

제작진 : 저 보이세요?
이오갑 : 네 이에 고춧가루 꼈네요.

(내레이션) 그런데 안에서 뭐하시는 거죠? 화장실에서의 첫 만남 이오갑씨의 인상 깊은 산골풍경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8년째 계속 짓고있다는 집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거실과 부엌이 자리잡은 널찍한 실내

이오갑 : 주로 여름에 시원함을 많이 느끼려고 그리고 이 숲을 많이 보려고 전부 다 오픈식으로 해놓았죠.

(내레이션) 창문은 열어서 접고 다시천장에 걸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요. 집안으로 바람과 햇볕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집안에 아궁이를 설치해놓고 겨울에도 실내에서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집안 곳곳에는 이오갑씨만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깃들어 있었는데요. 마룻바닥아래 화로를 설치해뒀죠.

제작진 : 여기는 뭐하는 공간이에요?
이오갑 : 지인들하고 그냥 고기 구워먹는 공간이죠.

(내레이션) 창문을 열면 바로 지붕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오갑: 여기 약간 평평하게 만들어놨어요. 여기서 일광욕 즐기려고

(내레이션)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계곡 물소리만으로도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시간 이렇게 산에 사는 즐거움을 즐겨온지 벌써 9년째입니다.

이오갑 : 산속에서 작은 오두막집을 하나 지어놓고 음악 감상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한 번 마련하고자 그래서 들어왔어요.

(내레이션) 숲속생활은 청년시절부터 꿈꿨던 일입니다. 폭설로 산에 갇혀있던 일주일 당시 경험한 고요함을 이오갑씨는 오래도록 잊지 못했었죠.

이오갑 : 포근함이라고 할까? 아마 포근함이 가장 큰 거 일거에요.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래서 그런 생각이 강하게 일어났던 것 같아요.

(내레이션) 숲에 들어오기 전 그는 잘나가는 디자이너였습니다. 한국전통문양을 연구하고 디자인하며 성공가도를 달렸죠. 남들보다 빨리 이룬 성공. 전시회도 여러 번 대학 강단에 서며 바쁜 날들을 보냈습니다.

이오갑 : 대학 강의는 한 9년하고 여기 들어오면서 다 버리고 들어왔죠. 모든 것을
제작진 : 다 버리고 오셨어요?
이오갑 : 네, 버리지 않고는 못 들어오잖아 그것도 욕심이니까
제작진 : 그걸 다 어떻게 버리셨어요?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오갑 : 그냥 뭐 훌훌 털고 왔어요. 내가 하고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뭔가를 버려야 하니까

(내레이션) 그는 젊은 시절부터 소원하던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있습니다. 흔들흔들 바람소리에 맞춰 대나무 숲으로 향합니다. 정해놓은 일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은 무궁무진하다는 이오갑씨 숲을 즐기는 그의 원칙은 그저 하고 싶은 대로 산다. 대나무를 잘라 솟대를 만들고 하나씩 세워가는 즐거움 산중생활에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제작진 : 이건 또 무슨 작업이에요?
이오갑 : 숲에 들어와서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100가지 중의 한 가지에요 이게
제작진 : 뭔데요?
이오갑 : 여기 이제 포석정 만들고 있어요.
제작진 : 포석정을 왜 만드시는데요?
이오갑 : 그냥 풍류를 즐기려고 그러죠. 내가 한강협회 회장 아닙니까.

(내레이션) 흐르는 물에 잔을 띄우고 시를 읊었던 옛사람들의 풍류를 재연해보겠다는 겁니다. 판소리 장단에 맞춰 작업을 다 끝내놓고 냇가 옆에 마련한 야외부엌에서 식사준비를 하기 시작하는데요. 파전을 노릇노릇하게 부치고 갓지은 밥을 푸짐하게 담습니다. 입맛 도는 식사준비가 끝나고 드디어 포석정 물길위에 잔을 하나 살짝 띄어보는데요

이오갑 : 커브도 부드럽게 잘 도는구먼요.

(내레이션) 술잔에 담긴 정취를 쭉 들이켜 봅니다.

이오갑 : 도시에서 이런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숲에서만 가능한 이 행복 아주 좋습니다.

(내레이션)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기준을 버렸습니다. 대신 나무와 물소리를 곁에 두고 하루하루 소일거리로 행복을 찾아가는 산중생활은 혼자여도 늘 흥이 나죠. 고독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닐 겁니다. 숲에서의 고독은 이오갑씨에겐 더없이 친해지기 쉬운 친구거든요.

이오갑 : 올해에 또 몇 가지를 이룰 수 있을지는 몰라요. 그럼 내년에 또 다시 또 백가지를 채워넣는거고 그럼 나날이 또 내가 하나하나 이루어진 것이 보일 거니까 그만큼 또 나는 그 행복이 항상 넘쳐나는 거겠죠.

(내레이션) 이오갑씨가 숲을 벗 삼아 그 우정을 즐기는 동안에는 어떤 것도 삶을 짐스럽게 만들지 못할 것입니다.


(자막) 일본 야쿠시마
(내레이션) 진정한 삶의 해답을 숲에서 찾은 사람들 태고의 숲이 그대로 남아있는 야쿠시마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단란한 가족을 만났습니다. 5살 사토루는 숲에서 태어나 나무와 함께 자라가고있죠. 세식구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하는 길 오솔길 끝에 소박한 2층집이 있었습니다.

사토시 : 여기가 우리 집입니다.

(내레이션) 울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여 아늑하게 들어앉은 세식구의 보금자리 집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사토루의 아빠 사토시가 직접 지은 집인데요. 2층방의 벽과 창은 모두 분리가 가능하게 만들었죠. 집안으로 바람과 햇살, 숲의 정치를 한껏 끌어안고 싶어서입니다.

사토시 : 바람소리도 듣기 좋습니다. 바람에 나무가 흔들리는 걸 보면 나무가 춤추는 것 같기도 하고요. 살아있다는 걸 느껴요.

(내레이션) 예순 살의 사토시는 인생의 반 이상을 숲에서 보냈습니다. 도시에선 자신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었고 그래서 떠나왔죠.

사토시 : 도시에서는 매일매일 일상이 똑같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하고 피곤에 쩔어 집에 돌아와서 저녁 먹고 또 자고 그런 변화 없는 일상이 재미가 없었어요.

(내레이션) 33년 전 숲에 들어와 숲가이드를 하며 인생의 방향을 찾았고, 5년 전 자신의 삶에 기꺼이 동행하겠다는 아내도 만났습니다. 사토시에게 가족은 숲이 준 선물이었습니다. 세식구가 숲으로 총 출동했습니다. 종종 이렇게 산나물과 버섯을 채취하러 나온다고 합니다.
사토로 : 귀,귀 귀모양이네
사도시 : 큰 것만 따는거야 작은 건 남겨둬야 해

(내레이션) 사람의 귀를 닮아 목이버섯이라 불리는 걸 사토루도 알고 있죠. 야쿠시마에 놀러왔다가 숲을 걷는 남편의 뒷모습에 반했다는 아내. 유미에게도 숲은 그 누구보다 특별하다고 합니다.

유미 : 고등학교 시절에 제가 기계체조를 했었는데요. 체중 관리가 엄청나게 엄격했었어요. 살이 찌지 않도록 신경 쓰다 보니 점점 심해져서 잘 먹지 않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식욕을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는 또 음식을 마구 먹고 토하고 했었어요. 그러면서 점점 그 증상이 심해졌었어요.

(내레이션) 계곡물을 길어다 먹으며 식구들은 온전히 숲이 주는 혜택에 의지해 살고 있습니다.

사토시 : 밥 지을 때나 요리 할 때도 사용하고요 차 마실 때도 사용해요. 야쿠시마의 물은 단물이라서 차 끓일 때 좋아요.

(내레이션) 요리를 하기 위해선 늘 이렇게 화덕에 불을 지펴야합니다. 한 끼의 식사를 정성껏 준비하면서 아내는 삶에 더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갔다고하는데요. 편리한 문명사회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풍요로움과 기쁨도 숲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토시 : 맛있어요. 뜨겁지 않아?
사토루 : 응!

(내레이션) 정성을 들이는 것 그것이 곧 즐거움인거죠.

유미 : '숲이 있는 그대로가 좋아!'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숲에 들어오고 장작불로 음식을 만들면서부터는 내가 지금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됐어요. 그런 것을 의식하며 음식을 만들게 되면서 '내가 살아있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레이션) 바람이 부는 식탁에 앉아 건강한 식사를 합니다. 두릅튀김이 사토루 입맛에 딱 맞나봐요. 식이장애를 앓던 유미에게도 음식은 이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식사를 마친 후 식구들이 커다란 그물망 위에서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고 있는데요. 사토루가 가장 신나게 웃는곳이죠.

사토시 : 이렇게 노는 시간이 제일 좋아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내레이션) 아빠가 만들어준 최고의 놀이터. 부부에게 최고의 교육은 자연의 품에서 사토루가 맘껏 놀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사토시 : 저는 도시로 나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들이 스스로 도시로 나갈지도 모르겠어요. 한번은 도시에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여기저기 돌아보고 자기 나름대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서 판단해야할겁니다. 그렇게 판단하기 전에 기본적인 것들 숲에서의 생활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내레이션) 궁금한 것도 신기한 것도 많은 숲 속 사토루가 작은 애벌레하나를 발견했는데요.

사토루 : 이것은요 장수풍뎅이 유충이에요.
사토시 : 집에 돌려보낼까?
사토루 : 집에 돌려보내요. 내가 할래.

(내레이션) 사토루는 그렇게 숲을 배워가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을 보듬어주었던 숲에서 사토루가 커가는 것이 부부에겐 더 없이 큰 행복입니다. 숲의 일부로 나무들 사이에서 모든 생명이 기대어 살듯 사토루의 가족도 그렇게 숲과 어우러져 살고 있습니다. 야쿠시마 숲에 어둠이 천천히 찾아옵니다. 따뜻한 차를 나누며 둘러앉은 밤 돈보다는 행복을 속도를 다투기보단 여유로움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가족들에게 밤이 오듯 그렇게 평온히 스며듭니다.

유미 : 마음이 안정되는 시간이에요. 이런 행복함을 느끼며 살지 못 했을 거 같아요. 숲에 오지 않았다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어쩔 수 없다며 포기하며 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레이션) 산이 있었기에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래서 살아갈 수 있었죠. 숲은 늘 그 자리였습니다. 현실이 고단할 때 숲을 떠올리는 건 평온과 안식을 기대하기 때문일 겁니다. 숲을 거닐며 느끼는 편안함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다 설명할 수 없는 일이 기도하죠.

이오갑 : 느낌이 있어요. 나무를 안고 있으면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게 느껴지니까 행복하죠.

이태인 : 거의 본능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부모와 같이, 엄마 품과 같이 아니면 고향과 같은 느낌이 있을 거란 얘기지. 그렇게 그 회기본능 속에 그래서 그런 잠재적인 게 그렇게 작용을 하는 거 같아요.

(내레이션) 사람도 자연의 일부입니다. 숲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 고향으로 돌아간 듯 한 편안함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숲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을 이야기하는 지모릅니다.

고든 오리안스 : 수천년동안 숲은 우리에게 이용할 수 있는 수많은 자원들을 제공해 왔습니다. 숲은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장소를 제공합니다. 위험이 닥쳤을 때는 나무를 타고 올라갈 수 있죠. 또한 대부분의 영장류와 같이 우리의 조상들은 아마 나무에서 잠을 청했을 겁니다. 숲은 또한 먹을 것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숲에 끌리고 또 근처에 있고 싶어 합니다. 그 이유는 숲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감정과 끌림은 그 중요성과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내레이션) 인류는 오래전 원시시대부터 숲에 기대어 살아왔습니다. 사냥을 할 때 위험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었던 환경을 제공했고 수렵과 채취로 살아가는데 있어 풍족함이 존재했던 곳이 바로 숲이었죠. 숲에 기대어 문명을 이루어 온 그 오랜 역사가 인간이 숲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 진화론적 배경입니다.

고든 오리안스 : 마음을 끄는 환경, 그러니까 우리 조상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면서 여러 혜택을 얻었을 환경 그런 황경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혜택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혜택을 주는 환경 좋은 환경 속에 존재하면서 기쁨과 충족감을 얻죠. 이러한 감정은 우리의 신경계 속에서 생리학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우리를 만족시킵니다. 우리는 이로운 효과들과 치유를 얻게 됩니다.


(자막) 경상북도 영덕군
(내레이션) 누구에게도 보이고싶지않았던 마음의 병을 숲에서 치유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그저 숨고만싶었습니다. 그래서 김정숙씨도 산을 오르기 시작했죠. 마른 나뭇잎 속에서 발견한 산 더덕 보물이라도 캔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시 몇 걸음을 떼기도 전에 또 뭔가를 발견한 듯하다

김정숙 : 하수오네 사냥하시는 분들이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게 하수오잖아요.

(내레이션) 김정숙씨가 약초에 훤하게 된 건 병을 고치기 위해 산을 오리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김정숙 : 갑상선으로 감상선 항진 처음엔 진단을 받아가지고 나중에는 합병증이 오니까 바세도우까지 와가지고 바세도우라고 모르세요? 눈나오는거 눈이 이렇게 퍽 나오는 거 눈알이 빠질 것처럼 목은 이만해지고

(내레이션) 병을 앓으면서 변한 외모 그리고 합병증까지 얻어 산으로 들어왔죠. 그렇게 시작한 산중생활이 벌써 20년째입니다.

김정숙 : 진짜 산 잘타죠 나?

(내레이션) 산 아래 계곡건너에 김정숙씨의 터전이 있습니다. 낡고 오래됐죠. 화재로 전에 살던 집을 잃고 이년 전 이곳으로 이사 오기 위해 구입했다고 합니다. 손볼 곳이 많아도 낡고 오랜 흙집이라 좋았고 무엇보다 주변 풍경에 반했다고 합니다.

김정숙 : 집 앞에 냇가가 있어서 좋고 주변이 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좋고 정말 좋아가지고

(내레이션) 마른 나뭇가지를 모아 불을 지피고 밥을 짓기 시작했는데요. 냉이 한 움큼 넣어 끓이는 된장국. 보기만 해도 봄 냄새가 물씬 느껴집니다. 아직은 부족한 살림살이로 준비하는 점심이지만 그래도 김정숙씨에겐 환상입니다. 흙냄새 펄펄 나는 뿌리를 썰어 넣고, 조물조물 양념에 버무려놓으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네요.

김정숙 : 잡숴 먹고 건강해요. 하수오 맛있지?

(내레이션) 처음 산에 들어왔을 땐 이런 행복을 몰랐습니다. 손에 흙 묻는 것조차 싫었죠. 산에서 얻는 풍족함 보다는 없는 것 부족한 것만 보였습니다. 이런 아내가 산 생활에 적응하기까지 곁에서 한결같이 지켜준 남편입니다.

김정숙 : 이건 엄나무순, 이건 명이나물, 곰취나물 다 채취하죠. 봅철되면 바빠요 이것봐 명이나물 그죠?

(내레이션)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부부 뒤돌아보면 참 왜 그렇게 서두르고 앞서려고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숙 : 같은 동료들이 나보다 더 잘 살면 나도 해야 하잖아요. 아이들도 학원 하나 보내면 나는 둘을 보내야 하고 집도 최고로 꾸며야 하고 그 경쟁을 내가 너무 심하게 하다보니까 남한테 지면 막 스스로가 못 견뎌요. 저는 그런 성격이었어요. 정말 욕심이 너무 많은 여자였어요. 그러다 보니까 스트레스에 오는 게 갑상선 항진이래요. 스트레스에서

(내레이션) 남들보다 더 잘 살아야한다는 마음의 고집 그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 어디 쉬운 일입니까 뒤늦게야 알게 됐습니다. 더 많이 더 높이 그렇게 집착했던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한 평생가도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걸 말이죠.

김정숙 : 그런데 어느 날 그러더라고요 주변에서 같이 있는 주민들이 어머나! 목이 괜찮아진 거 같아요. 눈도 많이 좋아졌어요.

(내레이션) 산 속에서 아픈 것도 잊고 지냈습니다. 몸의 변화만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모질었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죠.

송흥복 : 다 모든 걸 이제 긍정적으로 보니까 참 아름답구나. 그냥 이렇게 산에 같이 한 번씩 가다 보면 산하고 대화를 어떻게 하더라고
김정숙 : 그 당시는 몰랐는데 들어와서 이렇게 생활을 하면서 그게 아무 것도 아닌데 다 내가 죽으면 다 버리고 갈 건데 그렇게 욕심을 부렸구나. 지금 이렇게 생활하면서 이런 생활이 나는 정말 행복한 거야 지금은

(내레이션) 손을 꼭 잡고 느긋한 산책으로 보내는 오후 진심으로 내 인생이 이대로도 좋다고 긍정할 수 있기에 김정숙씨는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합니다.

(자막)파나마
(내레이션) 숲의 치유력을 몸과 마음으로 증명해낸 또 다른 삶을 카리브 해 한가운데서 만났습니다. 해안에서 50km 떨어진 곳 섬을 둘러싼 나무주위를 돌며 한창 바다산책중인 이 사람이 바로 푸른 무인도의 주인 영국인 이안입니다. 울창한 맹그로브 숲에 반한 이안은 주저 없이 무인도의 삶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장소로 우릴 안내하겠다는데요. 그곳은 그가 즐겨 찾는다는 맹그로브 숲으로 둘러싸인 바다 호수였습니다.

이안 : 이곳을 좋아해요 이곳을 발견하고 나서 정말 놀랐어요. 지도에서 보고 조사하러 왔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요 도 카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이건 비밀이에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이걸 TV로 방송하지 마세요.

(내레이션) 천천히 흘러가듯 삶을 누리고 싶었던 이안에게 이곳은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섬과 바다 숲이 어우러진 무인도에서의 일상은 매일 새로운 발견이었죠. 삶은 유쾌해졌습니다. 이안이 무인도에 정착한 건 3년 전 섬에 들어와 무성했던 잡초들은 정리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무인도의 삶 조용하기 그지없는 자신만의 낙원이죠. 섬을 걷다가 목이 마르면 바로 코코넛 열매를 따서 시원하게 갈증을 푸는데요.

제작진 : 맛이 어때요?
이안 : 좋아요 아주 맛있어요.

(내레이션) 발 길 닿는 곳곳엔 달콤한 먹거리들이 가득합니다.

이안 : 이건 사탕수수에요.

(내레이션) 먹을거리는 섬 안에서 최대한 해결하고 있다는데요. 풍족한 과일을 보니 천국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안 : 여기 이건 노니에요.

(내레이션) 노니는 영양소가 풍부해 신의 열매라고도 불리는데요.

이안 : 이걸로 만든 주스는 아주 건강에 좋아요. 오렌지 주스처럼 비타민C가 가득하지요. 하지만 냄새가 지독하답니다.

(내레이션) 산삼처럼 귀한대접을 받는 서양의 약용식물 발효시켜서 주스로 먹고 있죠. 하루에 여섯 개 정도의 달걀을 얻고 있는데요. 충분히 먹고도 남을 양이죠.

이안 : 이건 정말 맛있어요. 노른자는 진한 오렌지색을 띠고 있죠. 진짜 유기농이죠. 자연적이에요.

(내레이션)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무인도의 빨간 지붕 그 안엔 어떤 삶이 있을까요.

이안 : 이곳이 우리 집입니다. 이 사람이 제 파트너 베네사예요.
베네사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워요.

(내레이션) 런던에서 디자인회사에 다니던 베네사는 휴가를 보내러 온 파나마에서 이안을 만났고 8개월 전부터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이안이 직접 설계했다는 집을 둘러봤는데요. 3층에 위치한 작은방엔 침대와 큰 창이 전부였죠.

이안 : 발코니에서는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고 또 여기 해먹이 있어요. 앉아서 전망을 즐길 수 있죠.

(내레이션) 이안은 무인도 생활을 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생활방식을 배워야 했습니다. 먹고 씻는데 사용하는 물은 빗물을 모아쓰고 있는데요. 언제 비가 올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물을 아껴쓰고 있답니다. 빨래는 샤워와 동시에 해결하고 비가 오면 자다가도 일어나 씻곤 하죠.

이안 : 여기는 내 작은 낙원입니다.

(내레이션) 이안과 베네사에게 무인도의 삶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죠. 영국의 철도공사에 근무했던 이안은 6년 전 이혼을 하고 전 재산을 팔아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그에게는 여전히 치유의 시간이 필요했고 파나마의 바다 숲은 최고의 안식처가 되어주었죠.

이안 : 저는 그때 치유가 필요했어요. 이혼이 저에게 큰 타격을 주었죠. 모든 것을 팔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은 물론 치유 과정의 일부입니다. 사람의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는 거예요.

베네사 : 저는 전에 결혼을 했어요. 그러다 관계를 가졌고 우리는 집을 팔고 있었어요. 저는 다시 시작하기 위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어요. 항상 숲이 있는 곳에 살고 싶었어요. 그러니까 만약 이 곳에 나무가 없었다면 여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거예요.

(내레이션) 베네사에게도 무인도의 삶은 도전이었습니다. 도시에서 익숙했던 생활방식을 바꿔야했지만 다행히 나무와 식물을 좋아했기에 적응은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베네사 : 이게 레몬그라스에요. 이걸 가지고 쌀에 맛을 더할 거랍니다.

(내레이션)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얻어 늘 신선하게 준비하는 식사 레몬그라스 줄기와 사탕수사를 넣으면 달달하면서도 레몬향이 나는 밥을 먹을 수 있죠. 런던에서의 생활과는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자연과 친밀하게 보내면서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됐죠. 한번뿐인 인생 그래서 더 충실하게 살고 싶었고 이제야 삶에 딱 맞는 옷을 입은 기분입니다.

이안 : 이곳에서의 삶의 속도가 훨씬 더 느립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을 훨씬 더 느긋하고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어요. 제 생각에 이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몸과 마음에 좋아요. 서두르지 않고 매연 가득한 도시 환경에 있지 않는 거 말입니다.

(내레이션) 삶의 방식을 바꾸고 노력해가는 과정을 통해 이안을 아픔을 이겨냈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습니다.

이안 : 이건 엄청난 모험입니다. 저는 앞이 장애물로 가득 찼을 때 삶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어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해내야 할 일이 있고, 어려움까지도 이런 것들이 삶을 더 흥미롭게 만듭니다.

(내레이션) 인생의 고비도 거뜬히 넘길 수 있게 된 여유 이안과 베네사에게 바다 위의 숲은 행복으로 가는 새로운 통로였습니다.


(자막) 강원도 횡성군(숲체원)
(내레이션)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상처받은 마음에 위로가 필요할 때 사람들은 숲을 찾곤 합니다. 그리고 실제 숲과 함께 할 때 사람들은 평온함과 행복감을 느낀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있죠. 숲이 주는 치유의 힘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는지 알아봤습니다. 3박4일 동안 숲에서 지낸 성인 10명의 혈액을 검사해봤는데요.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 도파민 농도가 숲에 지내는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편안하고 안정될 때 분비되는 세르토닌의 수치 또한 높아진걸. 확인할 수 있었죠.

의사 : 사람이 느끼는 감정 중에 즐거운 감정이나 이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감정들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도파민과 세르토닌 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제 숲에서 활동을 하게 되면 오감이 작용하게 되고요. 거기에 피톤치드 등이 작용하게 되면 도파민도 증가를 보이고 그것을 조절해서 너무 쾌락으로만 빠지지 않게끔 세르토닌도 같이 함께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레이션) 혼탁한 공기, 소음, 혼잡함 도시의 삶은 사람의 오감이 허용하는 범위를 이미 넘어서버렸습니다. 몸도 마음도 쉽게 피로해질수밖에없죠.

신원섭 : 결국 현대인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얼마나 빨리 해소시키느냐가 이제 삶의 만족의 관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연구해본 바에 의하면 숲에 오면 행복감도 느끼고 또 우울감도 감소시키고 또 불안감은 감소,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런 요인들이 아마 삶의 만족과 연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막) 미국 유타 주
(내레이션)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숲의 치유력은 어디까지일까요? 지독한 마음의 병을 앓던 아이들이 숲으로 들어왔습니다.

: 제 인생 전체가 하나의 거짓말 같았어요. 저는 제 자신이었던 적이 없어요.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내레이션) 모두 위태롭고 불안한 상태로 자신의 감정조차 제어하기 힘들어했죠.

제니퍼 : 저는 식이장애가 있어서 왔고요. 우울증도 있었어요. 자해를 하고 자기 파괴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죠.
라이어 : 저는 우울증을 치료하러 왔어요. 배고픔이 저를 불안하게 해요.
드류 : 마약 복용 문제 때문에 왔어요. 마리화나 피우는 거요.

(내레이션) 16살의 루카스는 마리화나를 피우다 체포된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마약중독에 빠져있었습니다.

루카스 : 사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거기서 스스로 헤어 나올 수 없었어요. 마약중독 때문에요. 혼자서 할 수 없었어요. 거의 매일같이 어머니와 말다툼을 했어요. 갈등이 많았죠. 어머니와 신체적인 다툼도 있었어요.

(내레이션) 치유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은 팀을 이뤄 9주간 숲에서 지내게 되는데요. 모든 일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자연에 의지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갑니다.

루카스 : 모두 땅에서 채집한 것들이죠. 세이지 탄불과 같은 곳에서 얻은거에요. 야생에서 얻었다는 것이 흥미로워요.

(내레이션) 베이스캠프를 옮겨 다니며 숲에서 숲으로 이동해가는 여정 숲은 아이들이 관계를 형성하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하고도 강한 환경이 되어줍니다. 숲에서 살아가는 생활방식은 마음의 병을 회복해가는 치료과정이죠. 병원치료까지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아 마지막으로 선택한 숲 상담과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아이들은 내면의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루카스 : 그 전에는 자연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관심을 주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 자연은 제 기분을 좋게 해주고 또 저는 이곳에 나와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만족스러워요.
제니퍼 : 다른 사람들을 보고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건 내가 그룹 안에서 진짜 내가 된 것과 같았어요.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좋아하는 일들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판단한다고 느끼지 않고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내레이션) 숲에서 보낸 9주간의 변화는 아주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의 약물절제력이 높아진 겁니다. 문제행동 또한 호전되었는데요. 일상으로 복귀한 일 년 후에도 건강한 생활은 오래도록 유지되었습니다.
토니 에세드멘 : 청소년들에게 느긋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자기 자신을 감정적으로 경험하게 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에게 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과연 그 생각이 생산적인지 도움이 되는지 심지어 사실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제니퍼 : 나를 자유롭게 해주세요. 내가 숨 쉴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잊히지 않는 슬픔 속에서 벗어나도록

(내레이션) 아이들에게 숲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였습니다.


(자막) 인도 아삼 주
숲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람들이 잊고 있던 행복이란 푸른 숲의 기억을 되살려낸 기적의 남자를 만나기 위해서죠.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아삼 주 그곳에는 아주 특별한 숲이 있습니다. 온갖 동물들의 보금자리이자 사람들의 휴식처인 이곳 인도사람들은 이곳을 물라이 숲이라고 부릅니다.

조나바잉 : 예전에는 모래벌판이었는데 지금은 나무를 심어서 숲이 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몰로따이 : 혼자 숲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어떻게 했는지 또 이 숲에 뭐가 살고 있는지 보러왔어요.

(내레이션) 삭막했던 땅을 울창한 숲으로 변화시킨 기적 기적의 숲을 만든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요? 어떻게 이런 놀라운 일을 해낸 건지 그 주인공을 찾아가봤습니다.

제작진 : 여기 나무가 많은데 다 직접 심은 거예요?
물라이 : 네, 제가 다 직접 심은 거예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심어왔어요.
제작진 : 몇 그루나 심으신 거예요?
물라이 : 제가 매일 33년 동안 나무를 심었는데 몇 그루인지 어떻게 세겠어요.

(내레이션) 물라이는 16살 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33년간 나무를 심어왔다는데요. 인근 산에서 묘목을 구해와 하루도 빠짐없이 숲의 빈자리들을 채워간다고했습니다. 오롯이 혼자서 일궈낸 푸른 생명의 풍경입니다. 어린 묘목이 커다란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되는 시간동안 물라이는 숲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물라이 : 79년도에 바구니에 이렇게 조그마한 것들 담아 와서 심었는데 이만큼 커졌어요.

(내레이션) 그런데 물라이는 왜 자신의 인생을 나무 심는 일에 바친 걸까요? 물라이숲이 있는 지역은 강가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우기 때마다 강이 범람하는 곳이죠. 물라이가 16살이었을 때 마을에 큰 홍수가 났고 나무도 마을도 모두 다 사라졌다고 합니다.

몰라이 : 홍수 이후에도 사람들이 더위 때문에 죽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내레이션) 참혹했던 기억은 어린 물라이에게 큰 변화를 불러왔죠. 황폐했던 모래벌판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물라이 : 짐승도, 새들도 섬으로 오고 섬의 날씨에도 아주 좋아요. 나무는 사람들에게 산소를 제공해준다고 책에 쓰여 있어요.

(내레이션) 그렇게 삭막했던 땅에 뿌리를 내린 한그루 한그루의 나무가 무성한 숲의 주인이 되어갔죠. 황폐했던 땅이 숲으로 변하자 고향을 떠났던 사람이 다시 돌아왔고 물라이 숲에는 큰 마을이 두 곳이나 생겼습니다.

껀미나 깔룽 : 예전에비해서 홍수도 줄어들었고 식물들이 많이 자라면서 더러운 것도 많이 깨끗해졌어요. 그래서 아픈 사람들도 없어졌고 마을 사람들의 생활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내레이션)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살아갈 수 있게 된 건 물라이가 심은 한그루에 나무가 불러온 변화였죠.

구빠르 말랑 : 숲이 없을 때는 가뭄 때문에 물이 말랐었는데 숲이 생긴 이후에는 연못이 마르지 않아요.

(내레이션) 숲에 하루가 시작되고 물라이가 숲으로 향합니다. 나무를 심으러 가는 길. 물라이가 뭔가 발견한듯한데요.

물라이 : 오늘 아침에 생긴거에요. 호랑이에요. 호랑이!

(내레이션) 물라이 숲에 살고 있는 호랑이가 남긴 발자국이라고 합니다. 숲이 생긴 뒤로 호랑이를 비롯해 사슴, 코끼리, 코뿔소 등 각종 동물들이 호숫가로 물을 마시러 온다고 합니다.

물라이 : 이런 동물들과 함께 숲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기쁩니다. 그들에게 애착이 생기고요.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내레이션) 물라이가 되살려놓은 건 온갖 생명이 어우러져사는 숲 본래의 기억이었습니다. 인생이라는 여행이 어느 곳을 향하든 그것은 모두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일 것입니다. 삶이 소중하고 행복한 것임을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숲의 일상에서 발견한 사람들 숲에서 만난 그들의 인생은 한번뿐인 삶을 향한 겸허한 찬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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