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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건강이다] 29 - 부실한 표본관리…種이 사라진다
  • 작성일2007-03-23
  • 작성자 / 이**
  • 조회4726
기록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민족이 대대로 그 기록에 소홀히 해왔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생물자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생물자원의 기록이라 하면, 어떠한 생물종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즉 그 존재 유무 사실 자체에 대한 기록이 첫번째일 것이며, 두번째로 그 생물자원들은 과거에 어떻게 우리들과 인연을 맺어 활용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적인 기록들은 단순한 말이나 글이 아니라 이를 증거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기록이 필요하다.

기록들은 여러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그리고 1차적으로 먼저 떠오르는 기록의 수단은 바로 글일 것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살아온 민족의 역사 역시 글로 남아 우리에게 전해진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도 글을 쓴 사람들의 시대적 배경에 따라 사실이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많듯이 생물종 역시 마찬가지이다.

식물의 경우를 들어보자. 옛 사람들은 식물에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하고 수많은 병을 식물을 통해 다스리고 생활 곳곳에 이용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소중한 지혜와 정보들은 기록이 아닌 구전을 통해 생활로 이어져 왔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문명의 변화로 조상들의 그러한 소중한 지혜와 지식이 한동안 비과학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단절되어 왔고 어떠한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소중한 지식들은 드문드문 나타나는 기억의 편린들 속에서 하나씩 끄집어 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단순히 식물로 병을 치료하던 기록만 정확히 있어도 이를 근거로 의학적인 지식들을 증명하고 개발하여 수많은 신약들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인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그런데 어떠한 생물종들이 이 땅에 살아왔는지에 대한 가장 학술적이고도 중요한 기록은 무엇일까? 바로 표본이다. 사실 한 식물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문자도 시대에 따라 달라짐은 물론이고 한 식물을 두고 하는 말이 시대나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르다 보니 설령 문자기록이 있어도 그 식물이 어떠한 것인지 알 수도 증거할 수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동안 어떤 책에 노나무와 벌나무란 나무들이 등장하고 그 나무들이 수많은 불치병들을 고쳤다는 기록이 나와 있었다. 사실 병이란 사람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것이라 그 나무들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대단했는데 현재 식물 중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식물이 없으니 아무도 정확히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를 말 할 수 없어 추측만이 난무했다.

지금 강원도 지역에 가면 곤드래밥이란 것이 유명하다. 하지만 그 곤드래란 식물은 식물도감에 나오지 않는 지방명이니 어떤 식물인지를 알 수 없어 문의가 많았다. 하지만 곤드래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아주 어린 싹만 알고, 이 식물의 이름을 정확히 말해줄 수 있는 식물학자들은 싹만으로는 식물을 정확히 식별할 수 없어, 결국은 이 식물을 꽃이 필 때까지 키워 2~3년 만에 곤드래가 고려엉겅퀴임을 찾아냈다.

따라서 생물종의 기록이란 단순한 문자가 아닌, 보다 결정적인 증거들이 필요한데 그것은 바로 표본(標本)이다. 생물표본이란 건조 등의 방법으로 생물을 그대로 오래 보전하는 생물종 기록이다. 한 장의 표본은 100가지의 말과 기준이 바뀌어 부정확해진 문자기록을 증거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록이 된다.

한 예로 우리나라의 나라꽃은 무궁화이다. 그런데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은 무궁화에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는데 우리나라에 이 식물의 자생지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무궁화 분포의 중심이 더운 나라에 있다보니 무궁화가 핏줄부터 우리 꽃이 아닐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무궁화란 이름은 비교적 근세에 붙여졌고, 예전에는 목근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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