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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섶다리
  • 입상자명 : 이수진
  • 입상회차 : 19회
  • 소속 : 일반부
  • 장르 : 일반부 시·수필
나무는 죽어서도
자신의 뼈를 빌려준다.

어깨와 어깨를 걸어
폭우로 널뛰는 물의 마음 다잡아가며
봄꽃 만발한 산나물 바구니
사뿐히 걸을 수 있게

무명천 걸친
그렁그렁한 눈물 닦아주고
뼈 없는 슬픔 부축하며
밭을 건네주고 논을 건네 준다.

고봉밥 같은 길을 내며
거친 손등으로 눈보라 쓰윽 닦아낸
아비지의 저 듬직한 등처럼

꽁꽁 언 물속에서도 뿌리 내려
휘청거리는 어린것들의 걸음
주저앉지 않도록 모두 끌어안고 버틴다.

나무는 오늘도 냇가에 서서
등이 휘도록 자신의 뼈를 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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