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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 뽕나무의 출생 비밀
  • 입상자명 : 이효(대룡중학교 2학년)
  • 입상회차 : 19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효야, 이리 와 봐!" 이 나무 뽕나무 아니니?"
"어! 정말 비슷한 것 같아요."
"저길 보면 오디가 달려 있잖아."
"그러게요."
"아빠가 이번 주에 베어버리려고 했는데! 빨리 발견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이게 왜 여기에 있을까요?"
우리 가족은 6년 전 대도시에서 춘천의 작은 농촌 마을로 귀촌한 새내기 농사꾼이다. 그래서 식물이나 농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4년 동안 뽕나무의 존재를 몰랐으니 말이다.
나는 귀촌과 더불어 전교생 180명 남짓의 아담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이 학교는 매년 모내기와 텃발 가꾸기로 유명한 전원학교였다. 전학은 왔지만, 이 학교에 적응을 못한 나는 지속적으로 아빠에게 조금 멀더라도 시내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것보다 일단 모내기가 너무 싫었다.
모를 심을 때 질퍽이는 기분과 스타킹을 신었지만, 거머리가 무서웠다. 2년 동안 모내기를 하고 진흙 범벅이 되던 날이면 어김없이 아빠에게 귀촌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반복하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나의 철없는 행동이 아빠에게는 큰 상처였을 것이다. "아빠가 미안해! 조금 더 다녀보고 그래도 힘들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하고 나를 위로해 주셨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환경과 풍경이 호기심과 관찰의 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청개구리를 시작으로 사슴벌레, 하늘소, 반딧불이, 나비 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책에서 보았던 곤충, 새, 식물을 직접 보고 관찰하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
심지어 학교에서 '생물 박사님' 칭호를 받을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귀촌하기 전 지리책에서 우리나라 국토의 약 70%가 산이라는 내용을 보고 어이없어했다. "조그만 국토에 쓸테없이 산이 왜 이렇게 많아"라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숲은 내 친구들에게는 반드시 팔요한 곳이며, 그들의 공간에 내가 들어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계절의 변화에 다라 녀석들도 분주히 휴식과 탄생, 성장을 반복하며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 집 근처에는 유난희 많은 개구리와 곤충이 있다.
특이하게 같은 청개구리를 4년째 보고 있기도 하다. 여름이면 창문 불빛에 모인 벌레를 잡아먹으려고 개구리가 밤다 창가를 기웃거린다.
마치 나를 찾아오는 것 같아 반가움마저 든다. 처음에는 이 개구리 손님을 만져보고 놓아주기를 반복했으나 이제는 한참을지켜보고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한다. 개구리도 친구로 느끼는지 한참 동안을 포식을 학고 돌아간다. 벌써 4년째다.
개구리가 큰 만큼 나도 중학생이 되었다. 현재 다니는 중학교는 전교생이 1,000명이나 된다. 학교는 아파트로 가득 찬 곳에 위치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정반대의 비주얼이다. 그렇게 원하던 시내 학교였는데 지금은 반대로 삭막하다. 이제 초보 농민 타이틀은 떼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누에 기르기 대회를 나가기 전에는 말이다.
나는 누에 기르기 대회에 두 번째 도전하고 있다. 1학년 때 정말 열심히 기르고 관찰하고 일지도 꼼꼼히 관리했는데 선배에게 밀려 은상을 받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금상을 받으리라 다짐하고 친구 '태혁'이와 대회에 참여했다. 누에를 기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원래 누에도 산속에 살던
야생곤충이었다고 한다. 인간이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기술을 발견하고부터 누에는 사육 곤충이 되었다.
누에는 뽕잎만을 먹고산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태혁'이와 뽕잎을 채취하러 선생님이 알려준 시내의 뽕나무 포인트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도시에서 자란 뽕나무는 상태가 좋을 리가 없었다. 작년 대회에서도 좋은 뽕잎을 구하지 못해서 누에의 발육이 좋지 못했다. 최대한 상태가 좋은
뽕잎을 채취하여 팀별로 분양받은 1령 누에 80마리에게 먹일 뽕잎을 들고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태혁아, 이 정도 주면 되겠지?"
그때 마침 누에 보관 장소에 계셨던 지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누에는 예민한 곤충이야! 깨끗하고 신선한 잎을 주라고 했을 텐데? 이거 봐! 이런 지저분한 잎을 먹이면 누에게 병에 걸린단다."
"다음부터는 깨끗하고 신선한 뽕잎을 줄게요."
라고 말을 했지만, 머릿속에는 "깨끗한 잎을 어디서 구하지?" 하는 문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런 고민을 하던 중 후미진 뒷밭에서 오디가 달린 나무를 발견한 엄마가 나를 불렀다. 이사 왔을 당시에는 집 주변에 뽕나무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한참 동안 엄마, 아빠, 나는 토론을 했습니다.
결론은 바로 우리 집에 찾아온 수많은 새 중에 한 마리가 범인이 아닐까 추측하게 되었다.
까치, 까마귀,때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중 '까치'가 산속에 있는 뽕나무 오디를 따먹고 날아와 똥을 싼 것이 아닐까 결론을 내었다.
자연은 참 오묘하고 신기하다. 인간인 나는 아무것도 준 것이 없는데 나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누구인지 모르는 새로 인해 나의 고민과 수고를 덜어주었으니 말이다. 네 덕에 누에는 호강했단다. 고맙다 새야!
요즘 읽는 과학 뉴스에서 100년 뒤 공룡처럼 곤충도 멸종될 수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곤충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은 농경지 확대와 도시화, 산림 훼손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라고 한다.
내가 아는 수많으 곤충들이 사라진다고 하니 끔찍하다. 곤충이 없어지면 곤충을 먹는 새가 없어지고, 새가 없어지면 그 다음 포식자가 사라지고, 결국 마지막은 인간 차례가 될 것이다.
아빠의 어린 시절에는 수많은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깜박이며 돌아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집 주변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귀한 존재가 되었다.
나는 내 자식에게 "아빠 때는 말이야"라는 말보다 내 어린 시절 자연 그대로를 구경하자고 말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인류 모두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나는 숲과 친구가 된 이후로 산행을 할 때 버려진 쓰레기를 항상 주워 오고, 쓰지 않는 전원 코드는 반드시 뽑아 전기절약을 실천한다.
우리가 쓰는 전기의 반 이상은 화력발전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작은 생각과 실천이 모여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나는 오늘도 숲에서 호기심을 느끼며 친구를 만나고 있다. 숲아 우리 영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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