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에서 만나는
산림 곤충이야기
제주도의 마스코트 뿔꼬마사슴벌레
곤충에서 종수가 많은 딱정벌레라는 곤충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멋진 집게 모양의 큰 턱을 무기 삼아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사슴벌레 일겁니다. 화려한 모습으로 인해 곤충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매료될 정도이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곤충 중 하나입니다. 장수풍뎅이와 더불어 애완용 곤충으로도 인기가 많으며 대표적으로 왕사슴벌레나 넓적사슴벌레가 있습니다 (그림 1A).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사슴벌레들은 현재 총 16종이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의 사슴벌레들은 이미 애완용 곤충으로 잘 알려진 상태입니다 (그림 1B).
그림 1. A, 사슴벌레중 가장 인기가 많으며 멋진 턱을 지닌 왕사슴벌레 (Dorcus rectus rectus (Motschulsky, 1857));
B, 사슴벌레 도감 (자연과 생태)
그 중에서도 이번 산림곤충이야기에서는 뿔꼬마사슴벌레 (Nigidius miwai Nagel, 1941)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뿔꼬마사슴벌레속 (Nigidius)에는 전 세계적으로 70여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속에 속하는 뿔꼬마사슴벌레는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고유종입니다. 뿔꼬마사슴벌레는 턱의 모양이 멋있어 사슴벌레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으며 실내 사육이 가능한 종입니다. 형태적으로 몸 크기는 암컷과 수컷 모두 12-16 mm 내외이며, 광택성의 검은색을 띄고 있습니다. 큰 턱 바깥쪽의 위로 향해 굽어있는 내치가 특징이며 머리는 납작합니다 (그림 2C). 또한 앞가슴등판 양쪽으로 판판하게 돌출되어 있으며, 딱지날개에 진한 점열이 있습니다.
이들은 겨울에 팽나무속에서 집단으로 동면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성충은 나무속에 갱도(gallery)를 파고 다니면서 작은 무척추동물을 잡아먹는 육식성입니다 (그림 2D). 생태적 특성이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길쭉꼬마사슴벌레(Figulus punctatus punctatus Waterhouse, 1873)와 먹이 및 생태적 습성이 비슷하여 같은 팽나무에서 종종 함께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림 2. C, 뿔꼬마사슴벌레의 수컷; D, 동면에서 갓 깨어난 뿔꼬마사슴벌레
현재는 국내에서 개체수가 급감하여 제주도 내 특정 지역에서만 채집이 되며 자연에서 만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채집지가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채집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현재는 채집조차 무척 어렵운 상황입니다 (그림 3E). 소중한 고유종인 뿔꼬마사슴벌레를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채집을 한다면 왕소똥구리나 붉은점모시나비처럼 아예 볼 수 없는 곤충이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서식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무분별한 채집을 막고, 개체수를 늘리기 위한 복원 연구에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림 3F).
그림 3. E, 뿔꼬마사슴벌레 조사 모습; F, 뿔꼬마사슴벌레 서식지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김무성, 박용환, 최정환, 강준영, 신영민, 김수경 임업연구사 김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