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3
전시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전시원의 골칫거리, 병해충
 
  전국적으로 불볕더위가 심해지고 북적였던 전시원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들면서 조금은 한가해졌습니다. 하지만 녹아내릴 것 같은 날씨에도 전시원에 꾸준히 찾아오는 불청객들이 있습니다.
  여름은 식물을 관리하기 조금 어려운 계절입니다. 각종 해충이나 식물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져서 곰팡이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양치식물원의 관람로를 따라 걷다 보면 녹병에 감염되어 황갈색으로 물든 우산나물, 깽깽이풀, 섬고사리 잎이 눈에 띕니다.
우산나물 녹병 병징 및 여름포자퇴
깽깽이풀 녹병 병징
섬고사리 녹병 병징
깽깽이풀 녹병의 여름포자퇴
섬고사리 녹병의 녹병정자
  녹병은 봄부터 가을까지 식물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곰팡이 병 중 하나로 습하고 더운 여름에 특히 다양한 식물에서 발생합니다. 이들은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기생해서 생기는 병으로 병명은 쇠가 녹이 슨 모습으로부터 유래됐습니다. 마치 식물 잎 표면에 녹가루를 뿌린 모습과 비슷해 보입니다.
  녹병은 초본류도 감염하지만, 특히 수목에 큰 피해를 줍니다. 녹병은 한 식물에 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식물로 이동하는 방랑자 같은 생활을 합니다. 1차 기주와 2차 기주를 교대하며 사는 이종기생균으로 향나무 녹병과 장미과 녹병, 소나무류 잎녹병과 쑥부쟁이류, 취류 등 국화과 식물 녹병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렇기에 기주와 중간기주는 되도록 가까운 곳에 식재하지 않습니다.
  향나무 녹병은 향나무에서 겨울을 보내고 배나무 등 장미과 수목으로 이동합니다. 중간기주인 장미과 수목에 발생한 녹병은 붉은별무늬병 이라고도 부릅니다. 증상은 잎 앞면에는 붉은 반점이, 잎 뒷면에는 흰색의 털 모양 녹포자퇴가 다량으로 형성됩니다.
  녹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증상 발견 시 방치하지 않고 병든 잎을 바로 제거해줘야 합니다. 병원균은 주로 바람을 따라 포자가 비산되거나, 정원사에 의해 다른 식물로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름철 잡초, 잡목 등이 번성하게 되면 병든 나무와 중간기주 등 감염원이 방치되어 각종 병해가 발생하므로 특히 소나무류 등의 잎녹병이나 소나무혹병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포자(동포자)가 형성되기 이전에 풀베기를 합니다. 중간기주에 있는 병원균을 제거해주기에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전시원의 해충피해도 늘어났습니다. 원추리원에는 인도볼록진딧물이 유난히 기승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종으로 고추나무과에 속하는 고추나무, 말오줌때 등의 식물을 겨울기주로 월동하며 백합과 원추리를 여름기주로 하는 기주이동성 진딧물입니다.
원추리 꽃봉오리의 진딧물
꽃대를 흡즙하고 있는 진딧물
고추나무 진딧물
  집단으로 흡즙 가해하는 특성이 있으며 어린 약충은 타원형의 형태에 흰색을 띠고, 성충은 주황색으로 변합니다. 여름기주인 원추리류에서는 잎 뒷면에 기생하다가 꽃대가 올라오면 꽃대와 꽃봉오리에 주로 피해를 줍니다. 기온이 상승하는 여름철부터 가을철까지 관찰되는데 피해를 받은 식물체는 황색으로 변하면서 고사하고 미관을 저해합니다. 진딧물은 단기간 내에 밀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2차적으로 그을음병 등이 발생할 수 있기에 발생이 확인되면 즉시 방제해야 합니다. 1차 기주식물인 고추나무나 말오줌때 등을 제거하는 것은 원추리에서 인도볼록진딧물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불두화
현무잎벌 애벌레로 뒤덮인 불두화
현무잎벌 애벌레
앙상한 가지만 남은 불두화
  진화속을 걷는 정원을 걷다 보면 불두화를 뒤덮은 하얀 꽃이 시선을 끕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꾸물꾸물 움직입니다. 바로 현무잎벌의 애벌레입니다. 현무잎벌 애벌레는 몸 전체에 털뭉치 형태의 밀랍을 뒤집어쓴 위장술의 달인입니다. 꽃처럼 보이는 하얀 털은 밀랍 성분의 분비물질로서 천적인 새들이나 동물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는 방어수단입니다. 이들은 식욕이 왕성하여 불두화잎을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갉아먹으며 불두화뿐만 아니라 불두화 아래 잡초에도 빽빽이 붙어있습니다. 주로 잎벌류의 애벌레만 잎사귀를 먹고 성충은 식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습니다. 불두화에서 현무잎벌 애벌레의 피해가 유난히 큰 이유는 천적이 거의 없고 살충제에 의해 쉽게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방제법으로 가해하는 잎을 제거해 소각, 매립하거나 피해목을 흔들면 유충이 떨어지므로 이것을 포살하는 것도 방제의 한 방법입니다.
  전시원에서는 병충해 문제를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화학약품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원추리원에서는 인도볼록진딧물 제거를 위해 난황유를 이용하여 생물학적 방제작업을 1주일 간격으로 3회 실시합니다. 난황유는 해바라기유 등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오일을 계란노른자 로 유화시킨 현탁액으로 기름막이 해충 표면을 덮어 몸에 있는 숨구멍을 막아 질식하게 만들고 끈끈한 기름에 움직임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라 전시원에 새롭게 문제가 되는 병해충 발생에 대비하여 지속적인 병해충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각각의 병해충 특성에 맞는 접근법으로 방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1. Kang, J. Y. (2008). 나무병해 도감.
2. Helfer, S. (2014). Rust fungi and global change. New Phytologist, 201(3), 770-780.
3. 국립생물자원관(2020), 한국의 진딧물Ⅰ

전시교육연구과
연구원 김보라, 임선미, 이수호, 안은주, 채해용     임업연구사 김영재
copyright(c). KOREA NATIONAL ARBORETU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