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ZINE VOL.135
생활밀착형
정원이야기
III. 옥상정원 [Roof Garden]
 
  우리나라는 산림면적이 전체 국토의 63%를 차지하고 3,744 분류군의 아름다운 식물이 산림에 서식하는 자연환경이 우수하지만 전 인구의 50.0%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는(통계청. 2020) 현실에서, 도심에서 접할 수 있는 녹지공간은 38.7%로(통계청. 2020. 서울특별시 도시면적 대비 녹지면적) 수도권에서 정원을 만들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최근 일상에서도 비교적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내정원, 수직정원, 옥상정원 등 생활밀착형 정원에 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도 쉽게 접하고 조성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원인 실내정원, 수직정원을 소개해온 국립수목원 웹진에서 세 번째 이야기로 도심 건물과 옥상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바쁜 현대인들에게 여유를 주는 옥상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옥상정원 (강남 신세계백화점)
옥상정원이란?
  옥상정원은 옥상이라는 인공지반 위에 조성한 정원입니다. 옥상정원은 복잡한 도시환경으로부터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건물을 햇빛과 바람, 산성비 등의 손상으로부터 보호하여 건물의 유지, 보수와 냉난방을 위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환경 유해 물질의 농도를 저감시켜 공기정화에 기여하기도 하고 도심의 열섬현상과 소음공해를 감소시키며, 비를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홍수 발생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공간 확보의 제약을 받는 도심 속에서 옥상정원은 환경보전, 복원 분위기에 맞물려 활발히 연구되며 최근에는 작은 동물의 서식지를 제공하거나 생태교육을 목적으로 조성되기도 합니다.
옥상정원의 환경과 식물
1. 얕은 토심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정원은 식물을 식재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중요합니다. 옥상정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인공적으로 기반을 조성하고 정원 유지를 위한 구조물도 설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여건에 따라 관수와 배수성이 달라지게 되는데 보통 20cm 전후의 토심으로 식재기반이 조성됩니다. 따라서 뿌리가 얕게 퍼지는 천근성 식물과 잔뿌리가 잘 발달하는 식물이 적합합니다.

2. 직사광선과 큰 온도 차를 견딜 수 있는 식물
  옥상은 일조시간이 길고 햇볕이 직접 내리쬐는 공간입니다. 그만큼 한낮에는 옥상 표면의 온도도 지상과 비교하면 매우 높습니다. 그리고 온도 하강 역시 해가 지고 난 뒤 바람으로 인해 심합니다. 따라서 옥상정원에는 강한 직사광선과 큰 일교차에 견딜 수 있는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3. 강한 바람과 건조에 견딜 수 있는 식물
  옥상정원은 식재기반이 열악해 토심이 얕고 높은 지대에 조성되므로 식재되는 식물은 지하로부터 물을 흡수할 수 없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 건조의 스트레스를 받기 쉽습니다. 더구나 한낮에는 토양 표면의 온도도 크게 올라 피해를 키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바람이 강하게 불고 건조한 환경에 견딜 수 있는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4. 강건하고 관리를 자주 해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식물
  옥상정원은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고자 토심이 얕고 바람이 강해 건조하며 직사광선으로 인해 온도의 변화폭이 큽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조건에서 식물이 안정적으로 생육하기 위해서는 강건한 성질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더해서 옥상정원에는 관리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매의 낙과로 인해 옥상환경을 오염시키는 과실수나 생육이 왕성하여 빠르게 자라는 잔디 같은 식물은 지속적인 관리의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5. 옥상정원이 조성되는 목적에 맞는 식물
  옥상정원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편익이 다양한 만큼 조성되는 목적도 다양합니다. 쉼터 기능을 우선한 옥상정원에는 경관을 아름답게 할 수 있는 식물을, 옥상 표면을 피복하여 에너지와 비용 절감을 위한 옥상정원에는 초본의 지피식물을 주로 식재하여 저관리의 형태를 띠기도 합니다. 생태목적의 옥상정원에는 생물서식공간과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식물을 심고, 혹은 채소를 심어 옥상정원을 텃밭으로써 활용하기도 합니다.
옥상정원 조성 시 고려할 점
1. 건축물의 보호
  옥상정원은 건축물의 옥상에 조성되는 만큼 건축물의 냉난방 비용 절감, 건축물 보호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어떻게 조성하느냐에 따라 건축물에 손상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옥상정원은 수직정원과 마찬가지로 인공적인 식재기반 조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옥상정원은 수직정원과 다르게 식재기반인 토양층 외에도 건축물과 정원의 복합적인 성능 발현과 유지에 필수적인 방근층, 방수층, 단열층, 방습층 등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방근층은 식물 뿌리로부터 건축물을 보호하는데 방근층이 손상되면 방근층을 관통한 뿌리가 그 아래의 방수층과 건축물을 손상시킬 위험성이 있어 설계와 시공 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2. 이용객의 안전
  건축물의 최상층부인 옥상은 눈, 비, 바람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곳입니다. 따라서 기상요인으로 인한 정원요소의 전도와 낙하를 방지하는 등 시설물 피해와 안전사고 발생 방지를 위한 고정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옥상의 가장자리에 설치되는 안전난간은 법적 높이를 유지하고 추락 위험이 있는 곳은 통행을 차단하도록 해야 합니다.

3. 건축물의 하중
  건축물의 적용하중은 옥상정원의 구성요소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기준입니다. 옥상정원은 단순한 경량형 옥상녹화에 비해 다양한 시설물과 구성요소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다릅니다. 그러므로 옥상정원 조성에는 반드시 적용하중을 고려해야 합니다.

4. 인접한 건축물
  옥상정원은 인접한 건축물에도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건물 사이를 통해 불어오는 빌딩풍은 매우 강하며 강우 시 인접한 건축물에서 추가적인 강우부하가 올 수 있습니다. 햇빛 또한 인접한 건축물에 반사되어 더 강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접한 건축물로부터 악화된 기상요소들의 영향은 옥상정원의 안정적인 유지를 어렵게 하며 때에 따라 건축물에 손상을 가하기도 합니다.
옥상정원 디자인하기
1. 올림화단과 화분 [Bed and Pot]
  옥상정원은 토심이 얕아 천근성의 잔뿌리가 발달한 식물을 식재해야하므로 식물선정이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건물의 하중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에서 정원의 일부분에 올림화단을 만들거나 화분을 이용하여 식물 선택의 폭을 넓히고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화분은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여 디자인의 폭을 넓혀줍니다. 일부 정원에서는 옥상 전체에 토층을 조성하기보다 올림화단과 화분을 이용하여 식물을 식재하고 나머지 공간에 바닥 포장을 하여 다양한 디자인의 정원을 조성하기도 합니다.
올림화단과 화분 (좌: 인더가든, 우: 외교부)
2. 구조물 활용 [Using parts of structure]
  건축물의 옥상에는 엘리베이터 시스템, 환기 시스템 등 건물의 유지에 필요한 구조물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옥상의 구조는 단순히 사각형으로 시작해서 층이 나누어져 있기도 하고 중정처럼 둘러 쌓여있는 등 건축물마다 다릅니다. 옥상의 이러한 특성은 때에 따라 경관을 해치거나 옥상정원 조성에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구조물에는 덩굴식물을 심어 옥상이 더욱 푸르게 생명력을 더해주거나 벽면에 수직정원을 조성하여 재밌고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습니다.
구조물 활용 (좌: 강동구청, 우: 강남구청)
3. 시설물 배치 [Using Hardscapes]
  옥상정원은 건축물의 용도에 따라 목적과 기능이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건물 이용자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지만, 교육적 목적, 생태적 목적, 경제적 목적에 따라 다양한 시설물을 배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설물을 디자인에 반영하여 옥상정원의 기능과 목적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건물 사정에 따라 파고라를 설치하고 덩굴식물을 식재하여 휴식공간 제공 기능을 증진시킬 수도 있고, 연못 등의 수변공간을 조성하여 수생동식물을 통해 생태적이고 교육적인 기능을 꾀하며 생명력 있는 디자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놀이공간을 위해 놀이시설을 배치하거나 다양한 조경시설을 이용하여 목적에 따라 생동감 넘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옥상정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파고라 (위례 스타필드)
놀이공간 (부천 스타필드)
연못 (가든파이브)
산책로 (한겨레 본사)
옥상정원에 추천하는 우리 식물
1. 기린초 Phedimus kamtschaticus (Fisch. & C.A.Mey.) 't Hart
  산지나 바위 곁에 자라는 기린초는 여러해살이풀로 6~7월이 되면 노란색의 꽃이 핍니다. 키는 5~30cm 정도로 자라는데 햇빛이 강한 곳에서는 키가 더 작게 자라고 꽃 색이 선명해집니다. 건조에 강한 돌나물과 식물로 내한성, 내서성, 내습성, 내건성이 강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며 관리하기가 쉬워 옥상정원에 적합합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 되는 양지의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2. 벌개미취 Aster koraiensis Nakai
  습기가 충분한 계곡에서 자라는 벌개미취는 6~10월에 흰색이나 연한 자주색의 꽃이 핍니다. 0.5~0.6m까지 자라는 벌개미취는 내건성, 내습성, 내한성, 내서성, 내염성, 내공해성이 좋은 강건한 식물입니다. 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벌개미취는 옥상정원 이용객에게 아름다운 가을 국화 경관을 제공할 것입니다.
- 식재환경 : 배수와 비옥도가 양호한 양지의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3. 억새 Miscanthus sinensis Andersson var. purpurascens (Andersson) Matsum.
  산과 들에 지천으로 무리지어 자라는 억새는 여러해살이풀로 1~2m까지 자랍니다. 9월이 되면 꽃이 피고 점차 은백색의 털이 달린 열매로 변해갑니다. 억새는 생명력이 왕성하고 뿌리가 강해 건조에 잘 견딜 수 있습니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는 옥상정원의 경관을 한층 운치 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 식재환경 : 유기질의 풍부한 양지
- 번식 : 포기나누기

4. 용머리 Dracocephalum argunense Fisch. ex Link
  깊은 산 숲속이나 양지의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6~8월에 보라색의 꽃이 핍니다. 키는 0.15~0.4m 정도 자라며 내건성과 내서성이 좋아 옥상정원에 적합한 식물입니다. 용머리는 배수가 잘 되고 부식질이 많은 사양토를 좋아하지만 크게 토양을 가리지는 않습니다. 단, 흙에 영양이 과다하면 키가 너무 자라 넘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 되는 사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5. 산국 Chrysanthemum boreale (Makino) Makino
  척박한 산지나 돌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9~10월에 노란색의 꽃이 핍니다. 산국은 내한성, 내건성, 내서성이 모두 강한 식물으로 옥상정원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입니다. 산국과 비슷한 감국 역시 옥상정원에 추천하는 식물이긴 하지만 여름철의 고온다습에 산국보다는 다소 약하기도 합니다.
- 식재환경 : 너무 비옥하지 않은 토양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6. 좀비비추 Hosta minor (Baker) Nakai
  숲 속이나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좀비비추는 7~8월에 연한 보라색의 꽃이 핍니다. 좀비비추는 0.3~0.35m 까지 자라며 이름처럼 비비추속 중에서 키가 작은 편입니다. 내건성은 보통이지만 내서성과 내공해성이 강해 도심의 옥상정원에 적합한 좀비비추는 척박한 곳에서 잘 자라고 고온 조건일수록 생육이 양호하고 잎 수가 많아집니다. 하지만 반그늘에서도 생육이 양호합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 되고 척박한 양지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7. 참나리 Lilium lancifolium Thunb.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7~8월에 주황색의 꽃이 핍니다. 1~2m까지 자라는 참나리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을 좋아하고 건조에 강하여 옥상정원에 식재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꽃이 지면 휴면에 들어갑니다. 너무 과한 고온과 다습을 피하여 직사광선을 어느 정도 피하여 식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식재환경 : 배수와 통풍이 잘되는 양지나 반음지의 사질양토
- 번식 : 종자번식, 포기나누기, 꺾꽂이

8. 큰꿩의비름 Hylotelephium spectabile (Boreau) H.Ohba
  산과 들에서 자라는 큰꿩의비름은 여러해살이풀로 8~9월에 짙은 홍자색의 꽃이 핍니다. 기린초와 마찬가지로 돌나물과 식물로 돌나물과 식물 중에서는 키가 30~70cm로 큰 편입니다. 산방화서인 큰꿩의비름의 꽃은 군락을 이루면 더 아름답고 글라스류와 잘 어울려 옥상정원에 알맞은 식물입니다.
- 식재환경 : 배수가 잘되고 양지의 건조하고 척박한 곳이나 암석지대
- 번식 : 종자번식, 꺾꽂이
기린초
벌개미취
산국
억새
용머리
좀비비추
참나리
큰꿩의비름
<참고문헌>

김규상, 2011, 도심 초등학교 생태체험 옥상 공간 디자인 계획에 관한 연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최희선 외 4명, 2003, 서울시청 옥상정원 ‘초록뜰’ 모니터링을 통한 식재식물과 이입식물의 관리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조경학회지 Vol.31 No.3 114~124p

국토해양부, 2012, 건축물 녹화 설계기준

국립수목원, 2020, 국가표준식물목록 –자생식물-,

국립수목원. 2017. 우리꽃 정원식물 관리매뉴얼. 임파컴

국립수목원. 2015. 우리꽃으로 만드는 정원 식물도감. 임파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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