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에 볼 수 있는
식물이야기
늦가을, 갯바위를 노랗게 수놓는 갯고들빼기
  낙엽이 지는 무렵이면 떨어지는 잎들만큼이나 해안가도 더욱 쓸쓸하게 느껴질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갯고들빼기(Crepidiastrum lanceolatum (Houtt.) Nakai)는 마지막 폭죽처럼 늦가을의 갯바위를 노랗게 수놓습니다.
그림 1. Crepidiastrum lanceolatum (Houtt.) Nakai 갯고들빼기
A. 식물체, B. 줄기, C. 뿌리잎, D. 줄기잎, E. 꽃(L. 설상화), F. 총포편(O.외총포편, I. 내총포편) G. 수과, H. 생육형
갯고들빼기는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으로 목질화된 짧은 원줄기에 주걱 같은 타원형 또는 도란형의 뿌리잎이 모여납니다. 줄기잎은 난형이고 밑부분은 줄기를 감싸며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꽃은 10~11월에 피고 황색이며 설상화로 이루어진 두상화는 원줄기와 가지 끝에 산방상으로 달립니다. 수과는 2.5~4mm 정도의 긴 타원형으로 10~15개의 능선이 있으며, 부리는 없거나 매우 짧고, 관모는 3~4mm로서 백색입니다. 한국, 일본, 중국, 대만에 분포하고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더불어, 거제도와 거문도 등 남해 도서지방의 해안가 암석지에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림 2. Crepidiastrum denticulatum (Houtt.) Nakai 이고들빼기
A. 식물체, B. 줄기와 뿌리, C. 뿌리잎, D. 줄기잎, E. 화서, F. 꽃(L. 설상화), G. 총포편(O.외총포편, I. 내총포편), H. 수과(B. 부리)
해안 암반은 해풍이나 파도에 의한 연무 또는 해염의 형태로 식물에 지속적인 영향을 줍니다. 해안 암반에 착생하는 식물은 줄기나 잎의 표피가 두텁고 왁스층이 발달되거나 면모가 밀생하여 염분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갯고들빼기 또한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여 원줄기가 목질화되어 단단하고 잎이 두텁고 근경을 옆으로 뻗어 번식하기도 합니다.
표 1. 갯고들빼기와 이고들빼기 형질비교
|
갯고들빼기 |
이고들빼기 |
생육형 |
아관목 |
초본 |
줄기 |
근경상의 목질화된 짧고 굵은 줄기 |
줄기는 직립하고 가지가 많이 갈라짐, 수염뿌리 |
뿌리잎 |
로제트형으로 나며 타원형 또는 장타원형, 개화기에 숙존 |
개화기에 시들어 사라짐 |
줄기잎 |
난형, 두텁고 거치가 없음 |
주걱형, 막질로 얇고 치아상 거치가 있음 |
수과 |
부리가 없음 |
짧고 단단한 부리가 있음 |
섬과 같이 해안과 산지가 인접한 장소에는 이고들빼기와 갯고들빼기가 혼생하여 더 풍성한 노랑빛 풍경을 자아냅니다. 두 종 모두 꽃모양이 비슷하여 혼동할 수도 있는데, 그럴경우 뿌리잎이 개화기에도 숙존하는지, 줄기잎이 두텁고 거치가 없는지, 더 세밀하게는 수과에 부리가 없는지를 살펴보면 명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고들빼기와 갯고들빼기 외에도 해국와 감국 등 여러 국화과 식물로 둘러싸인 늦가을의 해안가로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문헌>
1. 이창복. 1980 대한식물도감
2. 김은규. 2013 한국의 염생식물
3. 심현보 등. 2017 한국의 해안식물
4. 한국속식물지 편집위원회. 2018 한국속식물지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
전문연구원 장영종 김상철 박범균 강은수 김영수 하영호 사진제공 장사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