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 정원연구센터에서는 매년 숲정원 모델정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2019년 청주 농업기술센터에서 조성한 ‘주민 참여형 숲정원’(WEBZINE Vol. 117)을 시작으로, 2020년은 순천만 국가정원 내에 폴리네이터 가든 ‘G,ate’를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G,ate’는 자연 식생을 바탕으로 다양한 생태적, 경제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숲정원을 구현하였습니다. 여기에 *폴리네이터 가든 양식을 접목하여 자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곤충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 폴리네이터 가든(Pollinator Garden) : 인류의 자연 파괴로 인해 서식처를 잃어가는 수분매개체(벌, 나비 등 곤충류)를 위한 정원.

· 조성기간 : 2020.11.19. - 2021.04.08.
· 소재지 : 전남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 (국가정원 내 약용식물원 인근)
· 규모 : 200㎡

‘G,ate’는 ‘출입문(Gate) + 먹다(ate)’의 합성어로,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화하는 과정을 ‘문(Gate)’을 통해 암시하였고, 나비가 되어 흡밀식물을 ‘먹었다(ate)’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화분매개곤충 중 나비의 한살이를 주제로 세 개의 공간(부화, 용화, 우화)으로 나누었습니다. 용화를 상징하는 공간은 아치형의 문을 설치하여 나비의 한살이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식재 디자인의 경우 계절별 생육 양상을 고려하여 교목, 관목, 초본의 다층구조로 설계하였습니다.

A. 식초식물
  정원 초입부는 부화 공간으로 나비 유충이 선호하는 식초식물을 사용하였습니다. 정원 안내판 전면에는 꽃이 화려하고 빛을 선호하는 식물을 식재하였고, 교목 또는 시설물에 의해 그늘진 정원 중심부에는 잎의 형태, 질감, 무늬 등이 아름다운 내음성 식물을 배치하였습니다.

B. 흡밀식물
  정원 후반부는 우화 공간으로 계절별로 꽃을 관상할 수 있는 흡밀식물을 사용하여, 나비 성충을 비롯한 화분매개곤충이 연중 화밀을 섭취할 수 있도록 식재하였습니다. 개방적인 공간인 잔디광장 방향으로는 빛을 선호하고 건조한 조건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배치하였고, 동쪽 출구 방향으로는 그늘진 공간을 선호하는 식물을 식재하였습니다.

  정원의 주요 시설물로서 개비온형 곤충호텔과 설치형 곤충호텔이 있습니다. 곤충호텔의 소재는 벽돌, 원목, 대나무, 솔방울, 수수대 등 다공성의 자연소재를 사용하여 곤충의 월동 및 산란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최근 30년간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도시화와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인해 곤충의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원문화는 자연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순천에 조성한 폴리네이터 가든은 숲의 식생을 바탕으로 인간과 곤충의 공생을 고려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곤충의 삶을 관찰할 수 있는 정원이 궁금하시다면 순천 폴리네이터 가든에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