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정원
곤충 호텔에 찾아온 새로운 손님들
이번 웹진에서는 2년 동안 전시원에 설치된 곤충 호텔에 무슨 곤충이 찾아왔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전시원 연구실에서는 전시원 내 생물종을 유도하고 유입 특성을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곤충 호텔 모니터링은 2021년에 시범적으로 시행한 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실험 중 하나인데요.
2023년에는 추가로 벌의 산란처를 제공하여 방문하는 벌을 관찰하였습니다.
그럼 어떤 곤충들이 곤충 호텔에 찾아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기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되었던 곤충 호텔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곤충의 구성이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022년에는 넓적노린재과 27%, 바구미과 25%, 하늘소과 11%, 왕바구미과 10% 등 순으로 많았다면,
2023년에는 거저리과 28%, 딱정벌레과 23%, 넓적노린재과 9%, 꼽등이과 8% 등 순으로 많이 나타났습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곤충 호텔에서 채집된 곤충의 과 구성 비율
2022년에는 바구미과, 하늘소과, 왕바구미과 곤충이 많이 출현하였는데요.
죽어가거나 벌채된 목재에서 나오는 특수한 방향물질을 느끼고 온 바구미과, 하늘소과, 왕바구미과의 성충은 산란을 위해 모여들게 되는데,
이들의 알에서 깨어난 유충이 나무의 형성층 부분을 갉아먹으며 나무는 천천히 분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목재 분해 과정에서 나무를 파먹는 천공성 딱정벌레들은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합니다.
나무는 곤충 외에도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가 진행되는데, 곤충 호텔에서 시간이 지나 분해가 진행되며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생물은 버섯이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2023년 곤충 호텔 모니터링의 곤충 구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습니다.
버섯을 섭식하는 거저리과, 버섯벌레과 곤충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청소부 역할을 하는 일부 딱정벌레과, 거저리과 곤충도 관찰되었습니다.
균을 섭식한다고 알려진 넓적노린재과는 곤충 호텔에서 2022년과 2023년 모두 꾸준히 출현하였습니다.
2022년도에 주로 채집된 곤충
2023년도에 주로 채집된 곤충
2023년에 추가적으로 진행했던 벌 산란처 제공 실험에서는 가위벌과 36%, 은주둥이벌과 33%, 대모벌과 13%, 말벌과 8%, 청벌과 5% 등 순으로
다양한 벌이 산란을 위해 찾아왔습니다. 유충의 식성에 따라 벌들이 가져오는 먹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가위벌과 같은 꽃가루를 먹이로 하는 벌들은 앞으로 자라날 새끼들을 위해서 열심히 꽃가루를 모았으며,
은주둥이벌과 같은 육식성인 벌들은 다른 곤충이나 절지동물류 등을 사냥하여 둥지에 저장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이후 벌들은 산란 후 흙, 나뭇잎, 마른 잎, 자신의 타액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하여 입구를 막아 알을 보호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산란하고 알을 위한 먹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벌과와 같은 기생벌 또한 다른 벌의 둥지에 산란하기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올해의 연구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겨울이 지나고, 어느새 직접 실험하고 조사해야 하는 따뜻한 봄이 되었습니다.
전시원 연구실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전시원 산림생물다양성 증진 및 관리기반 구축’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생태적으로 건강한 전시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월은 다양한 생물들이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여러분도 국립수목원에 방문하여 봄을 만끽해 보시는 건 어떤가요?
참고문헌
Michael D. Ulyshen. 2016. Wood decomposition as influenced by invertebrates. Biol. Rev, 91, pp 70–85.
글쓴이
전시교육연구과
전문연구원 이수호
임업연구사 김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