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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하인이야말로 성인(聖人)이다!
  • 작성일2013-01-02
  • 작성자 김**
  • 조회3309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

흔히 산림관련 부문에서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유명한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은 프랑스의 문필가며 정치가인 "프랑스와 르네 드 샤토브리앙(1768~1848)"이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말했다." 이 외의 족보는 보이질 않는다. 다시 말해 성경말씀처럼 몇 장 몇 절 정도의 족보가 나와야, 즉 샤토브리앙이라는 사람이 어떤 시대적 배경에서 언제 어느 책을 통해 그렇게 말했는가 하는 기본적인 정보라도 있어야 궁금증이 조금은 풀릴 터인데 정보력이 무뎌서 그런지 고작 그 것이 전부였다.

필자는 늘 그렇다. 남들은 바다를 보면 시원하다는데 늘 끝이 안보여 답답하다고 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명 앞 숲 문명 뒤 사막"운운 하면서 "누가 뭐라 카더라 통신"을 인용했는지 몰라도, 아니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지만 일단 의문을 가져보면서 "샤토브리앙"에 관해 가능한 많은 자료를 긁어 모아야만 했다.

그래야 문명이 숲을 갉아 먹었는지, 문명이 숲을 대량 유린 학살했는지, 돌려 줄줄은 모르고 갉아먹기와 대량 학살 유린의 누적으로 사막이 됐는지, 문필가 샤토브리앙이 바라본 직관의 배경 등 궁금증이 풀리지 않겠는가 해서였던 것이다.

샤토브리앙의 이해

샤토브리앙-,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누구나가 알만한 프랑스 요리 샤토브리앙 스테이크와 이를 즐겨 먹었던 샤토브리앙, 그리고 작가이며 정치가인 샤토브리앙이 어떤 관계인지, 혹 동명이인은 아닌지 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서였다. 노름 좋아하는 샌드위치공작이 노름하며 늘 먹던 음식이 샌드위치가 된 것처럼-.
샤토브리앙은 소에서 가장 좋은 고기부위를 가리키는 명칭처럼 말해지고 있으니 그만큼 "프랑스 요리 샤토브리앙"은 유명하단 이야기가 된다. 안심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부분으로 조리를 하기 때문에 스테이크의 백미라고 부를 정도로 유명한 프랑스 요리임에는 틀림없다.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를 만드는 안심부위는 소 한 마리에서 겨우 2인분, 400g정도 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이기도 하다.
대단한 미식가이자 대식가로 알려진 샤토브리앙 백작은 자신의 요리사였던 몽미레이유에게 항상 안심의 헤드 바로 밑부분을 두툼하게 굽도록 해서 즐겼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사람들도 샤토브리앙 스테이크를 즐겼고 비프 스테이크의 최고봉으로 꼽기 시작했다.
샤토브리앙은 동일인으로 작가이자 정치가이지만 오늘 날 그가 즐겼던 샤토브리앙 스테이크가 더 유명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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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토브리앙은 오래된 귀족가문의 막내 아들로 태어났으나 그가 태어난 당시 그의 집안은 파산 상태였다. 그러나 군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축적해 마침내 파산한 가문을 일으켜 세웠다. 노예 매매까지 서슴치 않았던 부도덕한 재산 축적을 통해 몰락 귀족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러나 그 불명예스런 치부는 자신과 가족의 불행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대혁명 기간 중 우리의 부관참시와 다름없이 혁명세력에 의해 묘가 파헤쳐 졌고 그의 형은 단두대에서 죽어야 했다.
하지만 샤토브리앙은 불운한 가족사에도 불구하고 그 역시 아버지를 이어 군인이 됐지만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학창시절 콩부르의 아버지 영지에서 여동생과 함께 지냈으며 그곳에는 오래된 참나무와 울창한 숲과 늪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었다. 그는 학교를 졸업한 뒤 기병대 장교가 되었다. 프랑스 혁명 초기에 왕당파 가입을 거부했고 1791년 4월 미국으로 떠날 때는 23세였으며 아메리카 대륙 여행에서 인디언의 삶을 접하게 된다. 이 경험은 35년 후 "나체즈 족"을 발표하는 밑바탕이 됐다.
외교관 생활을 했지만 정치적 갈등으로 사표를 내고 근동으로 또 여행을 떠난다. 그리스, 예루살렘, 카르타고, 그라나다를 여행한 것이다. 여기에서 문명의 뒤끝인 사막을 경험했는지도 모른다.
왕정복고 때 대사와 장관을 지내며 정치를 했고 1830년 대혁명후 은퇴를 한다.
주요저서로는 "크리스트교의 정수", "고백의 문화","세기병", "묘지 저쪽의 회상","아탈라", "르네" 등이 있다.
프랑스 낭만주의 초기작가로 낭만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레미제라불로 잘 알려진 빅토르 위고는 "샤토브리앙이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며 어린 시절 그를 롤모델로 삼았을 정도였다. 마담 레카미에와의 돈독한 우정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필자는 그에 관한 자료를 모아 검토해보면서 참으로 감동적인 그들의 숭고한 사랑을 엿보게 된다.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육체적 쾌락을 거부한 두 사람, 늙어서 마담 레카미에는 장님이 됐고 샤토브리앙은 늙어서 중풍으로 전신마비에 이르지만 함께 살았다.
"매일 두 시가 되면 샤토브리앙은 레카미에 부인의 침대까지 하인의 부축을 받으며 이끌려 왔다. 그것은 정말로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여인의 손은 손발이 마비된 남자의 손을 더듬는다. 두 사람의 손이 허공에서 마주친다.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생명의 불꽃은 곧 꺼지려 했지만 두 사람은 여전히 사랑하며 함께 사는 모습을 보고 세기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그렇게 전했던 것이다.
마담 레카미에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1년후 샤토브리앙이 그녀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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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숲을 바탕으로 사막을 남기고 명멸

솔직히 말하자면 샤토브리앙을 통해 문명과 숲의 관계를 엿보려 했던 나 자신이 정말 어리석었다는 생각이다. 결말이 불을 들여다 보듯 자명한데도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증거, 또 그 직관의 배경을 알고자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가?
단 며칠의 공부로 그의 저서들을 모두 읽을 수도 없었지만 앞으로 시간을 내서 면밀히 읽다 보면 어디엔가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있다."라는 주옥 같은 보물이 숨겨져 있는 곳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믿음이다.
그는 샤토브리앙은 어린 시절을 숲이 우거진 저택에서 보냈고 여행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을 만났으며 근동의 사막을 보았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면서 문필가로서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전위에 서있던 정치가의 눈에 문명과 숲, 문명과 사막의 관계를 간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 나일, 인더스, 황하문명, 나아가서는 마야문명까지 모든 문명이 숲을 기반으로 번창했으나 사막으로 변해버린 그 흔적만이 남아 있다. 커뮤니케이션이 지극히 제한됐던 역사시대에는 수 많은 시간이 흐르며 문명의 찌꺼기가 누적돼야 비로서 사막으로 남겨졌다.
그러나 디지틀로 대표되는 그로벌 시대에는 재앙도 그로벌로 순식간에 다가 온다. 역사시대 숲 말살의 누적된 결과는 문명의 뒤를 이어 사막이라는 무덤으로 차례대로 서서히 명멸했지만 오늘 날 시커먼 대기오염으로 상징되는 고도 산업사회의 숲 학살, 숲의 유린은 즉각적이고 동시 다발적인 재앙을 몰고 온다.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히말라야의 만년 설이 녹고 있고 남극과 북극의 만년빙이 녹아 육지를 덮치고 있다.

"숲의 하인이야말로 성인(聖人)이다"

우리 시인의 눈도 샤토브리앙의 직관만큼 매섭다는 사실도 상기하고 싶다..
"숲의 하인이야말로 성인(聖人)이다"
2010년 사회와 환경, 그리고 미래를 위한 산림 세계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고은 시인은 외쳤다.
"숲은 우리 모두의 미래이다. 숲의 미래란 우리가 숲의 선사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며 숲 없는 생활이나 숲을 삼켜버린 문명으로는 더 이상 인간생명이 영위할 수 없는 내일을 확인하는 것이다."
물론 세계 사람들은 식민수탈과 전쟁 그리고 굶주림으로 폐허가 된 우리의 민둥산을 3~40년만에 울창한 모습으로 되돌린 것을 보고 "기적"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해야만 했던 길을 경이롭게 바라보지만 그러나 그 것은 시작에 불과 하다. 산과 숲을 더욱 아끼고 가꿔서 이를 선례로 세상에 알려야 한다. 당장의 재앙을 막아야 한다.
"문명의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의 뒤에는 사막이 있다"는 샤토브리앙의 직관과 더불어 우리 고은 시인의 ‘숲은 짧고, 사막은 영원하다.’는 역설적인 외침이 유난히 귀를 당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글 : 알통 http://blog.daum.net/dumjik

ps)"숲의 하인이야말로 성인이다" 고은 시인께서는 산과 숲과 관련된 사람들, 숲가꾸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성인, 즉 거룩한 사람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산과 관련 공무원 그리고 임업인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숲의 하인이야말로 성인이다"이 말로 새해인사를 대신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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