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 프린트하기
동상 지리산
  • 입상자명 : 이용중
  • 입상회차 : 3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안개가 걷힌다
너는 오늘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그리고 안개에 홀려 볼 수 없었던
세월 속 너의 진실을 드러낸다

백년 전 긴 어둠 속에서 홀로 자리를 지키며
자유를 품은 그들을 아늑한 안개로 감싸주었던 산
이념의 칼, 그 붉은 상처를 묵묵히 감싸주었던,
세월 속 진실을 품고 살아온 산
지리산

뱀 기어가듯 흐르는 맑은 땀
세월의 가는 물줄기에 발을 담그면
발은 뼛속까지 저려오지만 마음만은 뜨거워진다
길고 외로운 노고 끝에 만들어진 제단,
그 구름 위의 꽃밭에는
오늘도 노루오줌과 꿩의 비름 그리고 기린초가
비비 비비 피어오른다
천왕봉에 뜬 해는
어느덧 붉은 여운을 남기며 슬프게 서쪽으로 미끄러진다
그렇게 세상의 빛이 사라질 때 별이 바로 위에서 너를 비춘다
거친 세월 속에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해야 했던 너
그런 너에게서 나는 성숙한 아픔을 배운다

산바람의 감촉이 이 몸을 감싸는 지금
나는 너에게 약속한다
나의 땀이 떨어져 너의 땀과 함께 흐르고
그곳에 너 혼자가 아닌 우리가 만든,
홀로 겨울을 지낸 샛노란 복수초가 피어오른다고

만족도조사
열람하신 정보에 대해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조사선택

COPYRIGHTⒸ 산림청 SINCE1967.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