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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 현지의 캠페인
  • 입상자명 : 김은실
  • 입상회차 : 3회
  • 소속 : 청소년부
  • 장르 : 청소년부 글쓰기

"현지야! 어서 일어나서 밥 먹어야지!"
아함, 나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꾸물거렸다. 엄마는 큰소리로 말씀하셨다.
"강현지! 어서 일어나!"
"씨이, 일어났어요!"
나는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하고 부엌으로 갔다. 식탁을 보니 반찬이 겨우 된장찌개뿐이었다.
"또 된장찌개예요? 지겨워 죽겠어 정말!"
일주일 전부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엄마는 매일 된장찌개만 끓여주셨다.
"투덜대지 말고 주는 대로 먹어!"
'화내야 할 사람이 누군데 왜 엄마가 화를 내!'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밥과 같이 꾹꾹 씹어 삼겨 버렸다. 나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대충 먹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집에 더 이상 있기 싫어서 재빨리 나와 학교로 향했다.
나의 부모님은 내가 다섯 살 때 이혼을 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 날 이후로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다. 내 동생 지훈이는 아빠와 함께 살고... 이혼 후에는 아빠는 지훈이와 서울로 이사를 가셨고, 엄마와 나는 시골에 푹 눌러앉아 살고 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한 뒤로 나는 학교 근처 산에 자주 올라간다.
그 산은 어린애들을 위한 산인지 오르거나 내려가는 게 쉽다. 그 산에는 많은 나무가 있다. 이제 막 싹트는 어린나무, 가지가 튼튼한 나무, 그리고 허리가 굽은 나무....
문득 나무들이 우리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싹트는 어린나무는 나와 지훈이고, 가지가 튼튼한 나무는 우리 아빠, 허리가 굽은 나무는 엄마.
우리 엄마는 허리가 조금 굽었다.
아빠와 이혼하고 힘든 살림을 하게 된 탓에 허리가 굽었다. 아빠는 그 옛날 지훈이와 나를 어깨에 태워 마을을 한 바퀴 돌곤 했다.
"우리 훈이와 현이, 아빠가 목마 태워 줄까?"
"네! 와 신난다.!"
"지현이 아빠, 애들 어지럽겠어요."
"하, 당신도 해 줄까?"
"당신 농담도, 호호호..."
옛날에는 그렇게 행복했는데, 지금 훈이와 아빠는 잘 있을까?
'딩동댕동.'
벌써 수업시작이다. 나는 급히 산을 내려갔다.
왠일로 사람들이 산 주위에 몰려 있었다. 나는 학교를 가다 말고 산으로 갔다.
그곳에는 산을 깎아내고 골프장을 짓는다며 낯선 아저씨들이 있었다.
"아저씨, 안 돼요!"
나는 나도 모르게 달려가 산을 막아섰다.
"아니 얘가! 어서 학교나 가거라."
"아저씨, 제발요! 이 산은 안 돼요."
"떽! 어서 가래두!"
하지만 결국 아저씨들에게 밀려났다. 그래도 포기할 내가 아니지!
나는 날마다 올라가 울고불고하며 난리를 피웠다.
"아저씨, 이 산만은 깎지 말아주세요."
"허, 참 도대체 왜 그러냐?"
" 이 산은 저의 가족이며 친구예요."
"우리도 이렇고 싶지 않단다. 시장님께 가서 부탁해보아라. 우리도 부탁 받아서 이런 거니끼."
나는 그 말을 듣고 일단 가까이 있는 학교 교장선생님께 찾아갔다.
"교장선생님! 제발 산을 깎지 않도록 말씀드려주세요. 네?"
"얘가. 수업 시작했는데.. 너 몇 학년 몇 반이야!"
"교장 선생님. 학교 앞에 있는 산을 깎지 말아주세요. 그 산엔 제 희망 나무가 있어요. 전 희망나무를 보며 힘든 일을 견디며 살아요."
나는 울먹거리며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단다. 시장님께 가보렴. 미안하구나."
나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힘없이 묻고 물으며 시청으로 갔다.
"시장님! 초록초등학교 앞에 있는 산을 깎지 말라고 해주세요."
놀란 시장님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날 보았다.
"넌 누구나? 그리고 그 산을 깎아서 골프장을 짓도록 허가해 주었다."
"시장님, 그 산에는 희망나무가 있어요."
"그게 뭐 어쨌다고!"
"시장님은 모르시겠지만 저희 부모님은 이혼했답니다. 전 엄마와 함께 살아요."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잖아! 어서 못 나가니!"
" 전 희망나무를 보며 힘든 일을 견디며 살아요."
시장님은 마음이 흔들렸는지 오랫동안 고민을 하는 듯싶더니 말씀하셨다.
"글쎄. 다른 사람의 생각도 알아보아야 하지 않겠니?"
나는 그 말을 듣고 집으로 갔다. 나는 집에 들어가 TV를 봤다. 그 순간 내 눈이 번쩍 빛났다.
'옳지, 그러면 되겠네.'
그 길로 방송국 PD아저씨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다.
내 이야기를 들은 PD아저씨는 캠페인을 벌여보라고 했다.
'숲을 살립시다. 숲이 살아야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PD아저씨가 시킨 대로 TV에 나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소했다.
그 후에 나는 땀을 닦으며 산으로 달려갔다. 아주 기쁜 표정으로.
"아저씨들 이 산 깎지 않아도 돼요. 그리고 방송을 듣고 우리 아빠도 곧 돌아오신대요."
내 말을 들은 아저씨들은 의아해하며 내게 물었다.
"아니! 산을 깎지 않아도 된다니?"
"시장님께서 깎지 않아도 된대요. 교장선생님도 캠페인을 본 사람들도."
아저씨들은 기가 막힌 듯, 허, 하며 오랫동안 의논하다가 내게 이런 말을 남기고 내려갔다.
"꼬마야, 너 참 대단하구나! 허허 이 산에 있는 나무와 풀, 꽃들 잘 돌보아라."
"고마워요, 아저씨."
나는 내 친구와 가족인 숲을 구했다는 안도감으로 가슴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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