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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수목원 전시원
2 2015 수목원 전시원
이정희 / 전시교육과 임업연구사
  • 겨울나무와의 만남

    • 다양한 식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많은 사람들은 수목원을 연상하며 주로 봄, 여름, 가을에 그곳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거나 방문한다. 사람들은 각자 계절에 따라 봄에는 노란색, 하얀색, 분홍색의 산뜻한 꽃과 파스텔톤으로 다양하게 연출되는 나뭇잎의 새싹을 감상하고자,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진 숲을 거닐고자, 가을에는 달콤한 향기와 어우러진 단풍을 나만의 추억 속에 담고자 수목원을 찾는다.

      하지만, 나무의 본연의 모습과 그 모습에서 오는 잔잔한 감동을 느끼기에는 겨울만큼 좋은 계절은 없는 듯하다. 나무 수형을 감상하는데 주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쭉 뻗은 줄기와 가지의 시원한 느낌, 줄기가 구부러져서 불러오는 애틋함과 멋스러움 으로 나무 자체에게 더욱 눈길이 간다. 고독함과 당당한 느낌을 동시에 불러오는 겨울나무에 작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한 겨울에도 여러분은 다양한 나무와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물의 정확한 이름을 알기위해서는 잎, 줄기, 꽃과 열매 각각이 갖는 특징을 종합하여 식물 종(species)을 찾곤 하지만, 겨울동안 수목원 전시원을 한가롭게 거닐면서 만나는 나무에서는 아쉽게도 이러한 요소를 관찰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풀과 달리 나무는 지난 한 해 동안 자란 나뭇가지 즉, 어린가지를 통해서 종에 따라 겨울에도 그 나무의 이름을 찾는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린가지에는 다음해 꽃, 잎, 줄기 등을 만드는 겨울눈(끝눈과 곁눈)과 아린의 배열 형태, 잎이 떨어진 흔적을 보여주는 엽흔의 형태, 잎에 유관속이 들어갔던 자리인 관속흔의 수, 줄기를 통해 숨을 쉬는 껍질눈(피목), 탁엽, 줄기 등이 변한 다양한 가시, 줄기의 수 등을 관찰 할 수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식물이름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용어 알아보기

      국립수목원 전시원에서 당당하게 한자리씩 차자하고 여러 나무 중 꽃이 잎보다 먼저 나와 봄을 알리는 진달래, 풍년화, 히어리, 산수유, 미선나무, 개나리의 어린가지를 살펴보자.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오는 품종 관찰한 어린가지의 특징을 토대로 쉽게 종을 구별하는데 이용되는 종 검색표를 아래와 같이 만들어 보는 것 또한 나무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1. 겨울눈(곁눈)이 어긋나게 달린다.
      • 2. 관속흔이 1개이다 ------------진달래
      • 2. 관속흔이 3개이다.
        • 3. 꽃눈은 둥글고, 어린가지는 회갈색 ---------풍년화
        • 3. 꽃눈은 타원형, 어린가지는 갈색 ---------히어리
        1. 겨울눈(곁눈)이 마주나기로 달린다.
      • 4. 관속흔은 3개이다. -----------산수유
      • 4. 관속흔은 1개이다
        • 5. 꽃눈은 적자색이고 아린은 섭합상, 수는 계단상 -----미선나무
        • 5. 꽃눈은 황갈색이고 아린은 복와상, 수는 비어있음 ----개나리

      코끝을 스치는 겨울바람의 상큼함으로 속이 후련해지는 겨울에 당당한 자신감으로 전시원을 채워주고 있는 키큰나무와 키작은 나무를 2015년 국립수목원에서 발간한 그림을 곁들인 『어린가지로 찾아보는 겨울나무』와 함께 여유롭게 만나보는 것을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