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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테마기획
2 2015  테마기획
김지혜, 이현채 / 전시교육과 석사후연구원, 연호진 / 숲해설가
  •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속속 들여 다 보기, 우리나라 목재 기둥과 파르테논 신전 기둥에서 찾는 선현들의 지혜
    • 가로수나 조경수로 만나게 되는 느티나무는 오래전부터 우리 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나라 를 소나무 문화로 알고 있지만 소나무를 널리 이용하게 된 것은 조선시대 이후이고 그 이전의 유물은 느티나무가 대부분 입니다. 느티나무는 넓은 공간의 생태환경에서는 정자나무로 넓게 퍼져 자라지만 밀식을 하면 다른 나무와 서로 경쟁을 하게 되므로 키가 20 - 30m, 지름은 두세 아름까지 곧고 우람하게 자라 큰 건물의 기둥이나 땅속에 묻히는 관재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나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임업진흥원시험 평가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기둥 부재로 사용되는 목재는 건물 전체에 가해지는 엄청난 하중을 지탱해야하기 때문에 직경이 일정한 크기 이상 이어야하고 외부환경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구성이 큰 수종을 사용해야하며 그 조건에 맞는 몇 안되는 수종 중 으뜸이 느티나무입니다. 느티나무는 색상과 무늬가 중후하고 아름다우며 건조 시 덜 틀어지는 특성이 있어 , 건축, 가구, 생활용품 등으로 널리 사용되어왔습니다.

      ▶소나무의 눈 피해, ▶느티나무의 눈 피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목조건물인 경북 영주시 부석사의 무량수전의 기둥 16개, 지리산의 구례 화엄사의 대웅전,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 보관 장소인 법보전의 일부기둥이 느티나무 기둥입니다. 옛 건물의 기둥에 느티나무가 쓰인 것은 단단하고(소나무 압축강도 : 400kg/cm², 느티나무 : 585kg/cm².국립민속박물관) 잘 썩지 않는 성질 때문인데, 나무를 밖에 내어놓고 일정 기간 후 얼마나 썩었는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느티나무가 소나무보다 오래 버티었다고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국보, 보물 문화재 79종에 사용된 기둥부재 각각 1,009점을 조사한 결과 고려시대엔 느티나무가 55%, 소나무가 40%, 조선전기에는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각각 40%, 조선 후기엔 소나무가 72%, 느티나무가 21%로 나타났습 니다. 이렇게 일반 집터나 주거지엔 소나무가 많이 사용된 것은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느티나무의 비중은 0,7정도로 소나무보다 무겁고, 무늬가 곱고, 벌레의 피해가 적어, 소나무가 100년을 버틴다면 느티나무는 300년을 버틴다고 합니다.(경북대 박상진 교수). 이러한 여러 이유로 2001년도에 산림학자들은 우리 세대의 최고의 나무로 소나무가 아닌 느티나무를 밀레니엄 (Millennium)나무로 선정했습니다. ▶무량수전 국보18호 (출처 : wikipedia 위키피디아), ▶파르테논 신전 (출처 : wikipedia 위키피디아) 우리 전통 한옥의 특징은 처마의 양끝이 수평이 아니고 곡선모양으로 약간 솟아오른 것과 원주기둥의 아랫부분이 약간 볼록한 배흘림기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옥 지붕의 처마 끝을 수평으로 만들면 지붕의 하중과 그 모양 때문에 양쪽 끝이 아래로 처지게 보이는 사람의 착시 현상과, 기둥을 일정한 굵기의 원주로 만들면 지붕의 무게를 지탱하는 기둥의 아랫부가 가느다랗게 보일 수 있다는 착시현상을 각각 방지하기 위한 과학적인 건축방식이라 합니다. 파르테논 신전(기원전 438년 완공)의 기둥도 배흘림기둥이며, 지붕 끝의 양끝이 외면상으로는 분간이 잘 안 되지만 일정한 수평이 아니고 약간 솟아 오른 모양이라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입니다. 힘과 무게를 지닌 장중함을 자랑하는 파르테논 신전은 2,500년 동안 서구 건축의 모델이자 원형이 되어 왔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이 신전은 교회, 회교 사원, 무기고 등으로 사용되면서 많은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러한 손상을 보다 못한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 지정이라는 제도를 만들고 첫 번째로 지정해 보호했으며, 유네스코를 상징하는 마크로도 쓰이게 된 것입니다. 이 두 건물의 공통점은 얼핏 보기에는 직선과 평면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곡선과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사람의 착시까지 감안하여 곧바르고 균일하게 보이게 하는 과학적인 건축법을 이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건축물 재료는 목재와 대리석으로 서로 다르지만 과학이 발달하면 서로 교류가 없더라도 공통점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일본의 어느 전통 건축학자는 전 세계의 전통 건축물 중에서 자연과 서로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은 바로 한국의 전통 한옥이라는 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설계를 잘 하더라도 자연과의 조화가 쉽지 않지만 한옥은 그렇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전통한옥 우리는 지금까지 이곳에 전시된 몇 점의 문화재를 통해 우리 先賢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역사문화는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우수하다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문헌>
      • - 국립수목원 산림박물관 자료제공
      • - 목가구의 수종 식별과 연륜연대.(국립민속박물관,2004.)
      • - 우리 나무의 세계 2권 (박상진. 김영사)
      • - 중앙일보 연재(2014년) "박상진의 우리 땅, 우리 나무"
      • - 한국임업진흥원시험 평가팀- 나무신문 (2015.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