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고유의 전통 정원에서 만나는 수많은 나무는 나름대로의 사연을 갖고 있다. 이번 12월 웹진에서는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고서(古書), 옛 그림 등에 기록된 관련 내용들을 찾아 다양한 방법으로 전통 정원에 심겨진 나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궁궐에는 회화나무[槐]와 같은 상징적 수목에서부터 경관 혹은 관상을 목적으로 한 영산홍[映山紅], 모란[牧丹]과 같은 화관목과 원추리[萱], 옥잠화 같은 초화류를 식재하였고, 살구나무[杏], 앵두나무[櫻桃], 매화나무[梅], 음나무[刺桐] 등은 식용 혹은 약용 목적으로, 밤나무[栗]는 위패 제작, 뽕나무[桑]는 양잠, 쉬나무는 등잔불 기름, 황벽나무는 염료, 약재, 살충제 등으로 쓰기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식재하였다.
별서정원에서의 식재는 유교 및 도교의 의미를 부여한 상징성, 사생활 보호 등의 기능성, 지역별 기후에 따른 생태적 특성에 의해 좌우된다. 본가지역과 별서지역을 차폐하는 기능으로서 다산초당, 소쇄원 등에서는 군식기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주변의 배경림으로서 송림이나 죽림 등의 군식을 정원의 한 요소로 많이 활용하였다. 주로 식재된 수종은 소나무[松], 느티나무[槐], 대나무[竹], 연꽃[蓮], 배롱나무[紫薇], 버드나무[柳] 등이며, 소나무, 대나무, 매화는 '세한삼우(歲寒三友)'라는 이름으로, 소나무, 대나무, 국화, 매화는 '사우(四友)'라는 이름으로 상징을 부여하였다.
주택에서는 신분 및 성에 의한 공간 분화, 기능에 따라 규모 및 행위 제한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공간별로 식재 식물을 살펴보면, 사랑채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는 의미가 있는 매화, 국화, 난 등의 식물을 식재하였다. 조선 후기로 오면서 별도의 사랑채인 별당을 조성하는 경우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둘째, 뒷마당은 장독대, 우물과 함께 앵두나무, 감나무 등의 과수를 식재하였고, 셋째, 바깥 공간을 중심으로 한 외정에는 소나무와 같은 수종을 심어 지표로 삼기도 하고 계류가에 버드나무를 심기도 하였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갈수록 바깥 공간을 채소밭, 약초밭 등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서원은 제사를 지내고 유교이념을 가르치며 인재를 기르는 공간이므로 식재 수종들은 화려하거나 다채롭지 않아 주로 고목이 많이 남아있다. 주요 수종은 은행나무[杏], 느티나무[槐], 회화나무[槐], 측백나무[柏], 소나무[松], 향나무[香木], 대나무[竹] 등이 있고, 문묘 경역의 전면 좌우에 대칭으로 심는 것[對植]이 일반적이며, 이는 양과 음이 짝하여 하나가 된다는 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만물의 이치를 강독하는 향교, 서원 등 강학 공간에 널리 보이는 배식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