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국립수목원 식물종자보존연구 실에 한경대학교 원예학과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 종자 발아에 대한 졸업 논문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종자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 교육과 실험 실습을 요청하는 전화였습니다.

국립수목원 식물종자보존연구실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종자은행을 운영하면서 국내 자생식물 및 해외 유용 식물 종자를 저장하며, 종자 발아 생리 및 저장생리 연구를 바탕으로 식물 보전 및 복원 확립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에 본 연구실에서는 학생들의 종자연구에 대한 열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2013년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총 3일 동안 발아실험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에게 받은 사전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교육 일정이 짜여 졌으며, 이때부터 학생 들과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종자생리연구에 대한 수많은 질문들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학생들 의 메일을 보며 이번 교육을 더욱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학생들과의 첫 만남! 만나기로 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서 학생들을 맞이하러 정문으로 갔습니다. 모두들 초행길이라 걱정했었는데 학생들이 저보다도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서로 인사를 한 후, 상쾌한 수목원의 공기를 힘껏 들이키면서 모두 종자은행으로 출발!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날 강의에서는 종자 발아 촉진 방법인 층적 저장, 종피 파상법, 프라이밍처리, 종자 코팅법, 종자 검정, 활력 검정에 대해 전반적인 이론 및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발아 실험결과를 가공하는 다양한 수식을 소개하고 각 가공법의 장단점을 비교하였습니다. 실습시간에는 먼저 실험실 안전규칙과 실습에 필요한 시약 및 기기사용법도 배우고, 종자활력검정방법인 테트라졸리움 검정법, 전기전도도검정법(conductivity test), 인위적 노화검정법(controlled deterioration)을 실습하였습 니다.

두 번째 날에는 종자발아 촉진처리 중의 하나인 프라이밍(priming) 처리 원리와 효과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종자의 다양한 휴면 유형과 이를 규명하는 실험방법을 소개하고 본 연구실에서 수행한 실험결과를 살펴보았습니다. 실습시간에는 테트라졸리움 용액에 첫 날 전처리한 종자를 넣어 염색하고 인위적 노화 처리와 종자의 EC 측정을 하였습니다.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배웠던 검정법을 꼼꼼히 확인해가면서 열심히 실험을 하였습니다. 테트라졸리움 용액에 의해 점점 붉은 색으로 변하는 종자에 ‘우와, 우와!’ 연신 감탄사를 내며 마냥 신기해했습니다. 종자 프라이밍 처리하는 방법도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빡빡한 오늘 일정도 무사히 마쳤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날입니다. 이틀 동안 강의와 실험을 하느라 피곤할 법도 한데 학생들은 이제 수목원 오는 것도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마지막 날인 만큼 그 동안 강의와 실습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실제 발간된 연구논문을 보면서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연구방향에 맞는 실험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후에는 희귀 특산식물보전연구실의 증식온실과 열대식물온실을 견학하면서 다양한 식물의 재배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들었습니다. 원예학과 학생들이라서 그런지 재배법에 대해서 질문도 많고 다양한 방법으로 증식된 식물들을 보며 신기해했습니다. 견학을 마친 뒤, 처리가 끝난 노화종자와 무처리 종자의 EC를 비교하고 테트라졸리움 용액에 염색이 된 종자의 활력을 평가하면서 이번 실습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번 교육을 마치며 짧은 기간이지만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즐거워하며 열심히 교육에 임해준 학생들에게 매우 고마웠습 니다. 앞으로 열정적이게 연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