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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소식지 Webzine

수목원 전시원
9 2014 수목원전시원
남춘희 / 전시교육과 석사후연구원
  • 광릉숲, 습지를 품다
    • 광

      릉숲은 조선조 제 7대 세조왕릉인 광릉의 부속림으로 지정되어 550여 년간 잘 보전된 서어나무군락, 졸참나무군락 등의 천연림과 80년 이상 된 잣나무, 전나무 조림지 외 전시림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릉숲에는 잘 보전된 산림 외에도 산지계류, 계류와 연결된 소하천, 휴경논으로 만들어진 묵논, 논에 물을 대는데 이용되던 웅덩이(둠벙) 등 크고 작은 습지가 있다.

      습지의 물과 함께 풍부한 영양염류는 생산자인 습지식물에 의해 사용되어 많은 소비자와 분해자들의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하여 다양하고 수많은 생물들을 끌어들인다. 습지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좁게는 습지 내에서, 넓게는 습지를 서식처의 일부로, 습지와 다른 습지를 넘나든다. 숲과 계류, 계류와 묵논, 묵논과 숲, 계류와 웅덩이, 웅덩이와 수로, 수로와 묵논, 작은 숲과 큰 숲은 계류와 소하천에 의해 연결되고, 크고 작은 습지는 다시 숲과 연결된다.
      그리하여 광릉숲의 높은 생물다양성은 녹색의 숲과 물이 있는 습지를 잇는 그린-블루 네트워크(Green-Blue Networks)에 의해 서식지가 연결된 긴밀한 생태네트워크(Ecological Networks)로 완성된다.
      광릉숲의 식물상은 119과 449속 941분류군이며, 그 중 자생 습지식물은 40과 66속 120분류군으로 전체 식물상의 약 13%에 해당한다. 습지식물(Wetland plants)은 수생식물(Hydrophytes, 습지 출현빈도 98%이상)과 습생식물(Hygrophytes, 습지 출현빈도 70~97%)을 통틀어 말한다.
      광릉숲의 습지 형태
      산지계류 ; 숲의 계류와 주변의 소하천 광릉숲의 계곡을 따라 크고 작은 계류가 형성되어 있으며, 빗물에 의해 일시적으로 유량이 풍부해졌다가 숲에 침투된 빗물이 천천히 계류를 따라 흘러내려 식물과 동물에게 좋은 서식처가 된다. 수목원 내에서 산지계류의 습지식물을 볼 수 있는 곳은 소리정원(2013년 조성)의 개울과 도랑으로, 갯버들, 달뿌리풀, 개발나물, 물봉선, 왕미꾸리광이 등이 있으며, 이들은 천이에 의해 자연적으로 들어왔다.
      ※ 천이 : 같은 장소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식물군집의 변화
      ▶ 1. 전나무숲 계류_산뚝사초군락/2. 복원된 계류_소리정원의 개울(2013년 조성)/3. 왕미꾸리광이 Glyceria leptolepis Ohwi//4. 개발나물 Sium suave Walter/5. 물봉선 Impatiens textori Miq./6. 동의나물 Caltha palustris L./7. 물매화 Parnassia palustris L./8. 갯버들 Salix gracilistyla Miq.
      웅덩이 ; 논둠벙과 자연수로 웅덩이는 논에 물을 대는 용도로 쓰였던 논둠벙(저수지)과 자연수로 등을 말한다. 논둠벙은 수심이 낮은 곳에서 살 수 없는 부엽식물과 침수식물들이 함께 생육하는 습지이고, 논을 잇는 자연수로는 다양한 습지식물과 수서동물들이 다른 습지로 이동하는 생태통로이자 서식처이다. 수생식물원은 깊은 수심과 풍부한 영양염류에 의해 많은 습지식물이 생육한다. 수생식물원의 웅덩이에는 가까이 볼 수 없는 식물들을 식재하여 관찰이 쉽도록 하였다. 웅덩이 습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은 수생식물 중 정수식물인 줄, 애기부들, 부엽식물인 노랑어리연꽃, 마름, 침수식물인 붕어마름, 물수세미와 습생식물인 고마리, 넓은잎미꾸리낚시 등이 있다.
      ▶ 9. 수생식물원/10. 수생식물원의 웅덩이/11. 줄 Zizania latifolia (Griseb.) Turcz. ex Stapf/12. 마름 Trapa japonica Flerow//13. 큰고랭이 Scirpus lacustris var. creber (Fern.) T.Koyama/14. 노랑어리연꽃 Nymphoides peltata (Gmel.) Kuntze//15. 물수세미 Myriophyllum verticillatum L./16. 고마리 Persicaria thunbergii (Siebold &  Zucc.) H.Gross
      묵논 습지 ; 논과 묵논 논은 산림과 하천을 연결하는 생태통로이며 습지의 한 형태이다. 논에는 습지식물과 함께 다양한 수서무척추동물이 서식하며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제공한다. 이러한 논을 생태적 환경으로 유지함으로써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는 온전한 생태계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광릉숲내 보전지역의 계단식 묵논은 본래 습지였던 곳을 논으로 이용하던 곳으로, 경작을 멈춘지 오래된 묵논은 습지로 복원되어 다양한 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
      광릉숲 보전구역 내에 있는 묵논 습지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식물은 수생식물 중 정수식물인 벗풀, 올챙이고랭이, 물달개비, 마디꽃, 부엽식물인 가래, 침수식물인 나자스말, 부유식물인 통발, 개구리밥과 습생식물인 광능골, 낙지다리, 버들바늘꽃 등이다.
      ▶17. 묵논습지(광릉숲내 보전구역)/18.  벗풀 Sagittaria sagittifolia subsp. leucopetala (Miq.) Hartog/19. 물달개비 Monochoria vaginalis var. plantaginea (Roxb.) Solms/20. 가래 Potamogeton distinctus A.Benn./21. 개구리밥 Spirodela polyrhiza (L.) Sch./22. 낙지다리 Penthorum chinense Pursh/23. 광능골 Scirpus komarovii Roshev.
       광릉숲의 희귀·특산 습지식물 광릉숲 습지식물 중 오늘날 습지매립, 급격한 기후변화, 도시화에 따른 생태계의 단절화 등으로 자생지에서 사라지거나 감소하는 희귀식물과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은 참물부추, 통발, 물질경이, 벗풀, 왕씀배, 버들바늘꽃, 낙지다리, 층층둥굴레, 키버들 등 9분류군이다.
      ▶ 24. 참물부추 Isoetes coreana Y.H.Chung &  H.G.Choi/25. 통발 Utricularia vulgaris var. japonica (Makino) Tamura/26. 물질경이 Ottelia alismoides (L.) Pers./27. 버들바늘꽃 Epilobium palustre L./28. 층층둘굴레 Polygonatum stenophyllum Maxim./29. 키버들 Salix koriyanagi Kimura
        광릉숲의 습지경관을 이루는 식물군락 광릉숲에는 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특징적인 습지경관을 이루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주요 식물군락은 광능골군락, 낙지다리군락, 버들바늘꽃군락, 동의나물군락 외에도 숲의 내부나 가장자리, 계곡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피나물군락, 선괴불주머니군락, 노루오줌군락, 금꿩의다리군락, 꼬리조팝나무군락 등이다.
      ▶ 30. 피나물군락(생태관찰로)/31.선괴불주머니군락(소리정원)/32. 노루오줌군락(소리정원)/33. 금꿩의다리군락(약용식물원)
       광릉숲의 습지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동물들
      묵논 습지와 멧돼지 멧돼지 등 습지를 이용하는 동물들은 습지에서 먹이활동을 하거나 진흙을 파서 평탄했던 묵논 습지에 굴곡과 물이 담길 수 있는 작은 웅덩이를 만듦으로서 다양한 습지식물들이 나타나고 습지로 복원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 34. 멧돼지에 의해 생긴 웅덩이(수생식물원)/35. 멧돼지에 의해 생긴 묵논의 웅덩이(광릉숲내 보전지역)
      광릉숲 습지의 수서곤충들 광릉숲 습지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곤충은 습지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습지식물과 수서곤충들이 먹이사슬에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다양한 동물의 먹이가 되어 더 많은 동물을 불러들인다. 일생을 물속과 물위에서 생활하는 곤충으로는 장구애비류, 물장군류, 소금쟁이류, 물방개류, 물맴이류, 물땡땡이류 등 33종이 있으며, 유충시기를 물속에서 생활하는 곤충은 꼬마하루살이류, 알락하루살이류, 실잠자리류, 청실잠자리류, 물잠자리류, 왕잠자리류, 장수잠자리류, 잠자리류, 강도래류, 모기류, 날도래류, 우묵날도래류 등 121종이 있다. 2013년 한해에 조사된 광릉숲 내 습지주변에 서식하는 잠자리류는 총 30종으로, 습지 면적이 넓을수록 습지식물이 다양할수록 많은 종이 관찰되었다.
      ▶ 36. 물땡땡이/37. 장구애비/38. 소금쟁이/39. 왕잠자리/40. 꼬리하루살이/41. 진강도래
      광릉숲 습지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모습들 광릉숲의 습지에서 관찰되는 동물은 버들치 등 어류 39종, 금개구리 등 양서류 12종이 있으며, 광릉숲에서 조사된 파충류 17종 중 자라 등의 많은 종이 물속과 습지주변에서 살거나 습지에서 먹이를 찾는다. 광릉숲에서 살아가는 조류 180종 중 왜가리 등 40종은 물새이거나 습지에서 사냥하는 새이다. 생활사의 일정 기간을 물에 의존하지 않는 동물들도 물을 먹고, 습지에서 먹이를 찾고, 목욕을 하는 등 습지를 오가며 생활한다.
      ▶ 42. 목욕하는 딱새(소리정원)/43. 습지에서 쉬는 황구렁이(광릉숲내 보전지역)/44.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은 금개구리(소리정원)/45. 새끼를 키우는 원앙(수생식물원)
      습지의 기능 중 생물다양성 증가와 이산화탄소 흡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에서 습지가 사라지는 것은, 생물다양성 감소 문제와 함께 저장되어 있던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인한 기후변화 가속화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습지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이다. 광릉숲의 생물다양성은 습지가 있기에 더욱 높아지며, 그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립수목원에서는 2014년 수생식물전시회 『이야기로 듣는 광릉숲의 습지식물』이 9월 13일까지 열린다.
      ▶ 46. 전시회에 조성된 광릉숲내 보전지역의 묵논 습지/47. 전시회 배너/48. 전시회 리플렛